존 햄리 CSIS 회장 “한미 조선업 협력, 상당한 정치적 힘 필요”
트럼프 당선 후 한국 전망
“반도체·배터리 보조금,
주지사 고려해 폐지못할 것”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회장은 7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미간 조선업 협력을 거론하며 “상당한 정치적 힘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조선소는 비용이 많이 들고 뒤처져있어 다른 나라의 조선소를 이용할 수 있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햄리 회장은 “하지만 (해군 함정의 경우) 해외 조선소의 도움을 받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다만 미국 해군 함정이 외국에 모항을 두고 있다면 합법적으로 외국 조선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예외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 모항을 둔 미국 함정은 있어도 한국에 모항을 둔 함정은 없다. 때문에 (협력을 위해서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미국 법에 따르면 이를 가능하게 하기 어렵고,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조선소들은 해군의 주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선소를 두고 있는 지역을 설득하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노력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햄리 회장은 “실제로 이를 실행하려면 상당한 정치적 힘이 필요하다. 유지보수 측면에서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반도체·배터리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지만, 이를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는 보조금 지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것을 없앨지는 모르겠다”며 “현재 보조금을 지지하는 공화당 주지사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보다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과는 무역뷸균형이 존재하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가 외국 정상을 만났을 때 종이 한 장을 줬는데, 맨 위에는 나라 이름, 다음 줄에는 대통령 이름이 있고, 그 아래에는 무역수지가 적혀있었다고 한다”며 “그는 관세를 비롯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른 시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간절히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측과 연관있는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그들은 트럼프가 김 위원장에게 당장 연락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중단하는 것을 북한에 줄 수 있는 유화책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와 고문들은 트럼프 당선인보다 더 중국과 북한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일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할 한가지는 아마도 군사연습 중단이 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철수를 두고 게임을 할 수 있고, 이것이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를 두고) 게임을 했었다”며 “많은 공화당원들은 핵 억제력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북한을 억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 폭넓은 압박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햄리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통제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 일을 되돌리지 않겠지만 확대할지도 아직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대규모 관세의 위협이 중국에 대한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그의 참모들은 중국에서 제조하는 것을 ‘비경제적’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짚었다.
햄리 회장은 “그러면 미국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을 떠나려 할 것이다. 이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접근방식이 될 것”이라며 “나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 매우 대립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어도 초기에는 매우 대담한 발언을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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