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약 18개월 지연된 ‘의왕월암 A1·A3블록’···사전청약 당첨자, 4200만원 더 부담해야

경기도 의왕월암 A1블록 조감도. LH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일 입주자모집 공고를 낸 경기도 의왕월암 A1·A3블록 분양가가 사전청약 당시 제시된 추정분양가보다 11%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최소 4200만~4500만원 가량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본청약을 기다렸던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분양가가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그 정도로 오를 지역은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사전청약 당첨자 A씨는 이날 통화에서 “여기가 신혼희망타운인데 저렴하기는 커녕 주변 준신축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3년을 기다렸는데 청약신청을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의왕월암 A1·A3블록 본청약은 당초 예정했던 본청약 공고시점(2023년 5월 15일)보다 18개월 가량 늦어졌다.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와 별개로 지난해 맹꽁이가 출몰하면서 사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맹꽁이는 환경부가 지정·관리하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종이다. 때문에 맹꽁이가 나타나면 사업시행자는 맹꽁이 대체서식지를 마련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그 사이 분양가도 상승했다. 이번 입주자모집공고에 제시된 분양가는 A1블록 평균 4억5692만4000원, A3블록 평균 4억5850만8000원이다. 2021년 10월 사전청약 당시 제시된 추정분양가는 A1블록 4억1275만원, A3블록 4억1557만5000원으로 추정 분양가보다 10~11%가량 상승한 셈이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오는 18~19일 본청약을 실시하지 않으면 당첨기회를 잃는다. 사전청약 당첨자 미신청 물량은 본청약 물량으로 전환된다.

분양가 인상논란에 대해 LH 관계자는 “사전청약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청약 지연기간 중 발생한 사업비 인상분을 LH가 모두 부담했고, 부담액도 다른 사업지에 비해서 큰 편”이라고 밝혔다. LH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맹꽁이 이전 등으로 사업변경이 발생하면서 다른 곳에 비해 사업비가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LH “공공사전청약 분양가 인상 불가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경향DB

향후 예정된 공공분양주택 사업비도 비슷한 수준에서의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한준 LH사장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분양가 인상 억제로 인천계양 A2·A3에서만 해도 LH가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다만 “분양가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9월 본청약을 진행했던 인천계양 A2·A3블록은 분양가가 사전청약 추정가보다 18% 가량 올라 논란이 됐다.

이 사장은 인천계양 A2·A3블록의 경우 국토부에서 매년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 인상률’만 반영해도 사전청약 시점부터 예고한 본청약 시점까지 27개월간 인상률은 18.5%고, 본청약이 지연된 11개월을 포함한 38개월간 전체 인상률은 25.76%로, 지연기간 인상분은 분양가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계산대로라면 대부분의 사전청약 사업지에서 본청약 시점 분양가 10~18%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의왕월암 A1(공공분양 446가구·행복주택 228가구)·A3(공공분양 424가구·행복주택 218가구) 블록은 전 세대 전용 55㎡ 단일면적으로 최고 29층 8개동, 총 1316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입주자모집에 나서는 물량은 공공분양 870가구다. 입주는 각각 2027년 11월과 2028년 4월로 예정돼 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