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뛰어든 서학개미…상위권 절반이 초고위험 ETF

박은비 기자 2024. 11. 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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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규제가 엄격한 국내를 벗어나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순매수 상위종목 10위권 중 5개 종목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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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美 국채·비트코인 등 상승 베팅
국내 비허용 고위험 투자 비중 급증세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개인투자자들이 규제가 엄격한 국내를 벗어나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미국주식 순매수 상위권 10개 종목 중 절반이 초고위험 ETF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순매수 상위종목 10위권 중 5개 종목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것으로 집계됐다. 총 20억193만9146달러 규모로 2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건 2위에 이름을 올린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티커명 SOXL)'로 5억5269만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오를 때 일일 수익률 3배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그 다음 5위는 20년 만기 미 국채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 불 3X ETF(TMF)'로 3억9684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8위는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ETF(TSLL)'로 3억5821만달러, 10위는 엔비디아 주가에 2배 연동하는 '그리나이트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로 3억3308만달러 등이다.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에 레버리지를 일으킨 ETF도 상위권에 올랐다. 비트코인 선물지수를 2배 추종하는 '2X 비트코인 전략 ETF(BITX)'는 3억6112만달러로 7위를 차지했다.

이들 상품은 초고위험 ETF로 분류된다. 베팅한 대로 상승할 땐 2~3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그만큼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도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보유 종목별 투자 잔액 중 국내 비허용 고위험 종목 투자 비중은 올해 6월 말 기준 12% 수준으로 1% 미만 정도였던 2020년과 비교했을 때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개인투자자의 상위 투자종목에는 레버리지 파생상품 등 고위험 종목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특히 개인투자자의 투자 비중이 높은 고위험 상품에는 국내법상 허용되지 않는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 등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레버리지 파생상품에 대한 소비자 보호가 강화된 2020년 하반기 이후부터 이런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국내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해외상품 투자 확대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해외주식 ETF 상품의 경우 레버리지 배율 2배 이내 상품만 출시 가능하다. 단일 종목 ETF라도 한 종목 비중 30% 제한 규정 등에 따라 채권 등과 10개 이상의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혼합형 상품만 출시되고 있다.

또 개인투자자가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함께 금융투자협회의 사전 온라인 교육 이수 의무 등 진입 규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해외에 상장된 파생상품에 직접투자하면 이런 의무 사항이 없다.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해외 상장 ETF 투자시 유의사항을 배포하고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에 상장된 ETF는 기준가격(주당순자산가치·NAV) 대비 상하 30%로 제한하고 있으며, 레버리지 ETF는 그 배율만큼 가격 제한폭을 확대 적용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은 가격제한폭이 없어 다양한 시장 변수에 의해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하한가가 없어 더욱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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