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채식주의자와 AI 할루시네에션 [AI와 함께하는 세상]
가을은 독서의 계절. 생성형 AI 챗봇에 ‘가을을 배경으로 한 소설 리스트를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거기에는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포함하여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앤 셜리』(루시 모드 몽고메리), 『가을의 전설』(짐 해리슨), 『리스본행 야간열차』(파스칼 메르시어), 『추억의 빛깔』(리차드 예이츠), 『무정』(이광수), 『나무들의 속삭임』(신경숙), 『타인의 방』(최인호) 등이 소개되었다.
한편, 챗GPT에서는 『채식주의자』대신 최인호의 『타인의 방』을 가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분류하고 하는데, 가을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질문을 던지자 “주인공이 도시 속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고독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가을의 쓸쓸한 분위기가 작품의 정서에 깔려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먼저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법이 있다. RAG는 마치 시험을 볼 때 위키피디아나 오픈 북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예상 시험 문제와 답이 들어 있는 노트나 관련 교과서를 참고해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아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RAG는 질문과 관련된 최신문서나 웹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검색하여 답안의 신뢰도와 정확도를 높여준다. 기존의 방대하게 학습된 정보(온갖 정보의 쓰레기장)에서 답을 찾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관련된 외부 데이터베이스나 문서를 실시간으로 연결하여 답변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RAG 방식을 사용해 채식주의자의 계절 정보를 물어보면, 관련된 서적 또는 뉴스로부터 최신의 정보를 검색하여 제공하므로 정확도는 높아진다.
또 다른 해법으로 소형 언어 모델(SLM: Small Language Model)이 있다. 대형 언어 모델(LLM)은 다양한 출처에서 얻은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에 헛소리 답변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소형 언어 모델(SLM)은 특정 도메인에 특화하여 학습시키면 불필요한 정보를 줄이고 맞춤형 응답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의 지식을 모두 담은 방대한 도서관에서 정보를 찾기보다 특정 주제만 다루는 전문 서적이나 사전을 이용하면 정보의 신뢰도와 정확도가 높아지는 이치다. SLM은 매개변수 크기가 작아 특정 도메인에서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작업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실시간 응답이 가능하며, 모바일 환경에서도 원활히 작동할 수 있어 개발 및 유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인류는 오랫동안 사색하기보다는 검색에 의존해 왔고, 이제는 검색조차 귀찮아져 인공지능 프롬프트를 통해 명령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는 검색이나 명령보다 깊은 사색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사색하는 인간의 향기와 그 가치는 언제나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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