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서 ‘두바이초콜릿’ 사려다 사기 당했어요”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2024. 11. 8. 14: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비즈니스 출장을 온 한국인 서민제 씨(28)는 ‘두바이 초콜릿’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두바이 현지에서 유명하다는 초콜릿을 구하려고 여러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제가 산 건 진짜 두바이 초콜릿이 아니었더라고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원조 두바이 초콜릿’으로 알려진 Fix 초콜릿(Fix Dessert Chocolatier)의 정체를 현지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Fix 초콜릿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주문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들었어요. 예를 들어 현지 번호가 있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앱을 통해 주문해야 하더군요. 마치 한국에서 인기 강좌 수강 신청을 하는 것처럼 시간 맞춰 경쟁을 벌여야 하는 느낌이었어요.”

해외 로밍을 이용 중이었던 그는 UAE 현지 번호가 없어 직접 주문을 시도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현지의 지인을 통해 구매를 시도해봤지만, 그들 또한 경쟁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지에 있는 지인들이 도움을 주려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여전히 구하기 힘든 두바이 초콜릿….전세계적으로 더 인기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설치된 픽스(Fix) 초콜릿 옥외 광고. [사진출처=Fix초콜릿 인스타그램계정]
최근 한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념품으로 ‘두바이 초콜릿’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이중에서 ‘진짜배기’ 두바이 초콜릿으로 알려진 Fix 초콜릿은 오직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희소성 덕분에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두바이에 도착한 관광객들 중 다수가 이 제품을 구입하지 못해 허탕을 치는 일이 빈번하고, 심지어 사기를 당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필자가 두바이에서 구입한 Fix 초콜릿들. 한국에서는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예전보다는 시들해졌다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더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다.
Fix 초콜릿이 이렇게 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온라인에서 하루 정해진 시간에만 제한된 수량이 판매되기 때문이다. 주문 창이 열리면 몇 초 안에 품절되는 경우가 많아 현지에 있어도 구입이 쉽지 않다. 또한 유통기한이 짧아 권장 유통기한이 일주일 정도에 불과해 해외 배송이 어렵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이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예전보다는 시들해졌다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더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다. 때문에 높은 수요로 인해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려워졌고, 급기야 이를 둘러싼 사기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피해자 울리는 다양한 ‘초콜릿 사기’
사기범들은 현지에서의 Fix 초콜릿의 인기를 악용해 다양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이고 있다. 피싱 사이트를 통해 가짜 상품을 판매하거나, 정품을 가장한 가품을 유통하여 소비자들이 정품을 샀다고 믿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Fix 초콜릿인 줄 알고 링크를 눌러 결제까지 마쳤는데 물건이 안 오는 식이다.
Fix초콜릿 공식 SNS계정에 게재된 사기 경고문. 특정 배달앱만을 통해 팔고 있으며, 따로 웹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 등이 없으니 주의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출처=Fix초콜릿 인스타그램 계정]
10년차 두바이 한국 교민인 조은아 씨(36)는 “두바이 초콜릿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가짜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틱톡 같은 SNS에서 Fix 초콜릿의 약자인 것처럼 ‘프리킹 인크레디블 익스피리언스’라는 이름을 붙여서 짝퉁 초콜릿을 판매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조 씨는 가짜 웹사이트 사기 사례도 전했다. “Fix 초콜릿은 원래 특정 배달 앱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데,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신들이 진짜 Fix 초콜릿이라고 속여 돈을 결제하게 한 뒤 연락을 끊어버리는 사례도 있다. 결국 이런 가짜 사이트를 믿고 결제한 소비자들은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사기 수법이 늘어나는 가운데 관광객과 현지 주민들 모두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두바이에서 초콜릿을 구입하려는 분들은 반드시 정식 사이트와 앱을 이용하고, 온라인에서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경우에는 의심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줄줄 새는 신용카드 정보…2차 피해 우려
최영 주두바이총영사관 경찰주재관(경찰영사)는 “두바이는 화려함 속에 숨겨진 사건사고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특히 왕족 사칭, 금괴운반, 각종 투자 명목으로 수수료를 편취하는 등 사기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두바이 초콜릿 인기를 이용하여 포장만 비슷한 가짜 초콜릿을 팔거나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돈만 받고 제품은 보내주지 않는 등 사기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출처=DALL.E]
두바이에 온 관광객들과 현지 한국 교민을 울리고 있는 이러한 두바이 초콜릿 사기와 같은 사건들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이 단순히 몇 만 원 잃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 정보 탈취로 이어져 2차 피해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현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비접촉 결제를 통한 금융 사기다. 피싱 사이트 등을 통해 빼낸 신용카드 정보를 이용해 OTP(일회용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각종 ‘xx페이‘ 등의 비접촉 결제 시스템을 생성하고 이를 활용해 돈을 갈취한다는 것이다.

비접촉 결제는 카드가 실물로 없더라도 사용이 가능해 사기범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두바이와 같은 주요 경제 허브 지역이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풍부한 자산으로 인해 사이버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 소비자 감시 기관인 컴패리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UAE에서는 사이버 범죄로 인한 비용이 7억4600만 달러(한화 약 1조220억 원)에 달했고, 16만 600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다음은 UAE 금융당국에서 밝힌 금융사기 예방법이다:

온라인 및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 2단계 인증을 반드시 설정할 것

OTP(일회용 비밀번호)를 타인에게 절대 공유하지 않을 것

SMS나 이메일로 OTP가 도착할 경우 거래 금액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것

민감한 정보를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플랫폼에 저장하지 말 것

결제 한도를 낮추어 필요할 때만 한도를 일시적으로 높일 것

의심스러운 이메일이나 텍스트 메시지에서 잘못된 언어 표현이나 약간 왜곡된 이메일 주소가 있는지 주의할 것

계좌 거래에 알림을 설정해 사기 거래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인지할 것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아랍 항공 전문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시죠! 매일경제 기자출신으로 현재 중동 외항사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복잡하고 생소한 중동지역을 생생하고 쉽게 읽어드립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