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배 넘어갔다”…제주 ‘금성호’ 구조 선원이 전한 침몰 순간

허호준 기자 2024. 11. 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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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넘어가 버렸어요. 눈 깜빡할 사이에 넘어가 버리더라고요."

8일 오전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대형선망어선 135금성호(129t급)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선원 ㄱ(63)씨는 사고 당시 배가 전복되면서 선원들이 한꺼번에 시커먼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던 순간을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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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금성호 선원들이 한림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순식간에 넘어가 버렸어요. 눈 깜빡할 사이에 넘어가 버리더라고요.”

8일 오전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대형선망어선 135금성호(129t급)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선원 ㄱ(63)씨는 사고 당시 배가 전복되면서 선원들이 한꺼번에 시커먼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던 순간을 이렇게 말했다.

8일 오전 5시13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선망어선 135금성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주해경 제공

ㄱ씨는 “운반선(117금성호)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보니, 대기하던 중에 배가 기울었다.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순식간에 넘어갔다”며 “복원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금성호는 그물이 있던 오른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복됐다.

ㄱ씨는 “배가 뒤집혀 배 밑이 하늘로 올라가 버리니 선원 전원이 모두 물에 빠졌다. 그때 외국인 선원 2명이 뒤집힌 배 위로 올라가 주변에 있던 선원을 한명씩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제주 해상 어선 침몰 사고 발생

밤바다에 내던져진 선원들은 조류를 따라 흘러갔다. ㄱ씨는 “배에서 떨어져 있던 선원들은 파도에 밀려 자꾸 멀어졌다. 뒤집힌 배 위에서는 아무런 장비도 없고,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시 파도는 높지 않았으나 어두운 새벽 시간대라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구조에 나선 인근 선단 선원 ㄴ씨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사고 어선이 이미 기울어져 프로펠러가 보였고, 그 위에 선원 12명이 있었다. 구명환 2개를 던져 선원들이 잡으면 당겨서 구조했다”고 말했다. ㄴ씨는 “135금성호가 고등어잡이 선단 본선이고, 선원 대부분은 부산과 통영 출신”이라며 “어두컴컴해서 시야 확보가 어려웠지만, 파도가 높지 않아 구조할 수 있었다. 12명을 전부 구조한 뒤 생존자가 더 있는지 찾아보던 중 의식을 잃은 2명을 발견해 추가 구조했다”고 말했다. 추가로 구조한 2명은 통영 출신 50대 선원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한편 135금성호는 이날 오전 5시13분께 침몰했다. 승선원 27명 가운데 15명이 구조됐지만 2명이 숨지고 12명(한국인 10명, 외국인 2명)은 실종됐다.

해경과 해군, 공군, 경찰, 소방 등은 경비함정과 항공기, 헬기, 민간어선 등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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