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대신 비대면 앱으로…저축은행도 변해야 산다

이하은 2024. 11. 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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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및 자체 앱 다운로드 급증…MZ·3040 주도
"영업점 비용 아끼고 개인고객 유치도 가능"

대면 위주로 영업했던 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영업점 유지 비용을 아끼는 한편 젊은 개인 고객을 유치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고금리, 부동산PF 부실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 업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의 모바일 앱 '뱅뱅뱅'과 '크크크'의 다운로드 수는 총 150만 건에 달했다. 작년 말(112만 건)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뱅뱅뱅은 117만건으로 32% 증가했고, 크크크는 20만건으로 57% 급증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앱 다운로드 150만 건, "MZ가 주도"

상상인저축은행은 2020년 7월 업계 최초로 저축은행중앙회 오픈 API와 연계한 앱 '뱅뱅뱅'을 선보였고, 이어 2021년 10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비수도권 거점 저축은행 최초로 앱 '크크크'를 출시했다.

누적 가입자 수 역시 증가 중이다. 뱅뱅뱅의 경우 작년 말보다 13% 증가한 48만 명, 크크크는 24% 증가한 16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들의 대부분이 젊은 MZ세대인 점이 특징이다. 상상인저축은행에 따르면 뱅뱅뱅 가입자의 72%, 크크크 가입자 68%가 MZ세대다.

이런 성장세에는 서비스 대부분이 비대면화된 점이 꼽힌다. 현재 △입출금 자유 계좌개설 △전화 연결 없는 자동대출 △송금 수수료 0원 △즉시 이체 등이 가능하다.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과 비교해도 편의성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도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앙회는 2019년 저축은행업권 통합 플랫폼 'SB톡톡플러스'를 출시했다. 중앙회 전산망을 사용해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67개 저축은행의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중앙회에 따르면 SB톡톡플러스 가입자 수는 작년 말 190만 명에서 올해 10월 240만 명으로 26% 증가했다. 여수신 총거래자 수는 850만 명에 달한다.

이외 SBI(사이다뱅크)·OK·웰컴(웰컴디지털뱅크)·애큐온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들도 자체 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자체 서버를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앱 다운로드 수가 500만 회를 돌파했고, 실 이용자 수는 약 100만 명으로 추산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2018년 앱 출시 당시에는 20~30대 이용자가 폭증했는데, 최근에는 30~40대가 대부분"이라며 "매달 수만 명씩 꾸준하게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뱅뱅뱅', '크크크' 로고. /사진=상상인저축은행

개인 고객 유치하려면 '디지털 전환'

디지털 전환은 고객의 편의 증진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저축은행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최근 고금리 기조로 업황이 어려워지자 저축은행들은 당장 영업점을 폐쇄하고 비용 절감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저축은행 점포 수는 총 265곳으로 전년 278곳 대비 5%(13곳) 감소했다. 대형 저축은행인 SBI·OK저축은행이 각 2곳씩 줄였고, 페퍼·JT저축은행 등이 1곳씩 폐쇄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은 동네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대출, 동네 주민을 상대로 한 적금 등의 영업이 대부분이었다"며 "이젠 수익이나 건전성을 생각하면 개인 고객 유치에 나서야 하고, 디지털 전환도 그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연체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업 대출 영업도 어려워졌다. 지역의 중소 건설사 등을 위주로 영업했던 소규모 저축은행의 타격이 컸다. 이에 대출 문턱을 높이고, 영업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곳도 많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49조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다.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7조952억원으로 29.5% 줄었다.

결국 영업점 없이 개인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투입하는 재원에 따라 성능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자체 서버는 구축비용이 비싸지만 앱 수정과 개편이 쉽고, 저축은행중앙회 서버를 이용하면 비교적 저렴하지만 앱 업데이트 등에 제약이 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앙회 서버를 이용하니 작은 업데이트를 하려고 해도 중앙회와 논의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자체 서버를 구축하기는 부담이라 이용하고 있지만 회사별 자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하은 (hae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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