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밉고 원망스러워"…4년만 개봉 '소방관', 리스크 안고·진심을 담고 [MD현장](종합)

강다윤 기자 2024. 11. 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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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곽경택 감독부터 배우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까지. 수많은 이들이 똘똘 뭉쳐 소방관의 용기와 진심, 사명감을 전한다. '음주운전' 곽도원이라는 리스크를 안고서.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이 참석했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 '친구', '극비수사',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의 곽경택 감독이 실화가 주는 진정성을 전한다.

영화 '소방관' 포스터/㈜바이포엠스튜디오

이날 곽경택 감독은 "개봉날이 올까 했는데 드디어 왔다"며 "4년 만에 개봉작으로 인사드리게 됐다. 나도 그동안 여러 작품을 찍었지만 오늘 유난히 떨리고 긴장된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거절했다. 전작이 '장사리 : 잊혀진 영웅'이다. 어린 학도병의 죽음 이야기를 했다보니 또 소방관의 힘든 이야기를 다루는 게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아 거절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소방관'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 부채의식이 있는 것처럼 뭔가 해드리는 게 맞을 것 같고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전했다.

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마이데일리

주원은 첫 발령받은 서부소방서에서 생사가 오가는 현장 속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나가는 신입 소방관 철웅을 연기한다. 그는 "어렸을 때 소방관이 너무 멋있었고 소방차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크면서는 잊고 지냈는데 대본을 본 이후 지나가는 사이렌 소리를 듣거나 소방차를 보면 그분들의 노고와 헌신을 더 생각하게 됐다"며 "세트장이지만 촬영을 하며 너무 뜨겁고 무서웠다. 소방관들은 매일 이 상황을 겪고 계신다 생각하니 우리가 그동안 생각했던 용기는 용기가 아니고 싶더라. 소방관이야말로 진짜 용기 있으신 분들"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소방관'을 통해 주원은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선다. 2022년 넷플릭스 영화 '카터'가 공개됐지만 OTT 플랫폼이었다. 극장 개봉으로 따지자면 2015년 '그놈이다' 이후 9년 만이다.

이와 관련 주원은 "영화관에서 개봉을 하니까 사실 배우로서 기분이 너무 좋다. 다른 영화와 달리 '소방관'은 느낌이 다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니까 그들을 위해서라도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모든 배우들, 감독님, 스태프도 마찬가지겠지만 찍을 때도 그렇고 현재까지 사명감이 생기는 느낌이 있다"며 "오랜만에 스크린, 영화관에서 개봉을 해서 너무 설렌다. 앞으로도 개봉 이후까지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너무 기대가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마이데일리

팀원들에게 값비싼 장비는 지원할 수 없지만 구조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구조대를 이끌어 나가는 인기 역은 유재명이 연기한다. 유재명은 소방관 캐릭터를 위해 오랜만에 훈련을 받았다며 "이런 훈련은 육군 만기 전역 이후 처음이었다. 거의 30년 만이다 실제로 현장에 가서 훈련을 받는다는 게 낯선 경험이었다. 많이 놀라웠던 게 너무 더웠고 힘들었다. 하나하나 체험하며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힘든 과정을 수행하시는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뉴스를 틀면 밤 사이 사건사고가 있다. 어딘가 화재가 났고 우리는 이런 기사들을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영화를 찍고 나니 우리는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지내려 고민하지만 소방관들은 매일 똑같은 우리의 일상에서 생명, 재산과 인명피해를 최소한 줄여서 최선을 다하시는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내가 맡은 인기 역할과도 관련이 있다. 장비가 너무나 열악하고 노후화됐다. 또 소방관의 급식을 어떤 프로에서 본 적 있는데 정말 말이 안 되더라. 우리 영화과 이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고, 우리 영화를 통해 개선 됐으면 한다"라고 짚었다.

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마이데일리

'소방관'은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와 관련 서부소방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구급대원 서희 역을 맡은 이유영은 "사실 어렸을 때의 사건이라 자세히는 몰랐다. 작품을 하며 사건을 알게 돼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라며 "구급대원은 구급차에 탑승하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원을 뜻한다.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대기하며 마음 졸이며 안전을 신경 쓴다. 그런 역할을 맡은 만큼 열심히 촬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마이데일리

어떤 현장에도 늘 선두에 나서는 소방관 용재는 김민재가 맡는다. 오대환은 목숨이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는 소방관 효종으로 변신한다. 여기에 이준혁이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엄격한 외강내유 소방관 기철, 장영남이 유일한 소방관의 가족 도순을 연기한다.

김민재는 '소방관' 팀의 팀워크에 대해 "너무 좋았다. 사실 우리가 진짜 소방대원이 경험할 것 같은 리얼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비록 연기지만 협력하고 보호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팀워크가 생기는 것 같다. 현장에서 쉬는 시간도 너무 좋았다. 사실적인 이야기를 베이스로 하다 보니 리얼리티뿐만 아니라 대원들끼리 정서적인 교류도 체험하게 됐다. 소방대원의 삶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선이 생기는 영화였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오대환 또한 "리얼리티를 닮기 위해 불을 지폈던 현장이 많았다. 물론 안전하게 장치를 했지만 위험하기도 했다. 서로 많이 의지했다. 촬영이 여름이었는데 소방복, 장비도 있고 그러면 한 25kg쯤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들 힘들었을 거다. 그래도 촬영이 끝나면 감독님이 항상 인자한 웃음과 함께 '수고했다', '고생했다', '이 장면은 이래서 좋았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짜증을 못 내도록 하시더라. 정말 현명하신 분"이라고 거들었다.

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마이데일리

'소방관'의 개봉은 크랭크업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지난 2020년 5월 크랭크인, 같은 해 9월 촬영을 마쳤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개봉이 한 차례 미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연인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또 한 번 개봉이 연기됐다. 마침내 개봉일이 확정됐지만 곽도원의 음주운전 2년만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와 관련 곽경택 감독은 "2년 전에 이 영화를 곧 개봉할 수도 있으니 후반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후반 녹음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런 사고가 났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한 내 심정을 말하면 아주 밉다. 아주 밉고 원망스럽다"며 "그리고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곽 감독은 "나도 그런 면을 안고 개봉을 하게 됐다. 과연 이런 질문이 나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고민을 하던 와중에 얼마 전 한 소방 관계자 분을 만났다. 그분께 이런 상황에서 개봉을 하게 됐고, 이런 속상한 점이 있다고 털어놓으니 '감독님. 소방관도 혼자 들어가는 게 아니지 않나. 다 팀이 들어가서 함께 한다. 다른 배우, 감독님들도 있으니 힘을 내시라'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기억에 남았고, 나도 그런 심정으로 나왔다"라고 전했다.

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마이데일리

곽도원은 수많은 사람들을 불길 속에서 구해낸 베테랑 소방관 진섭을 연기한다. 곽도원은 지난 2022년 9월 제주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당시 곽도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8%로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도원은 '소방관' 시사회, 인터뷰 등 모든 홍보활동에서 배제됐으며 출연 분량 역시 축소됐다. 다만 주연을 맡은 만큼 통편집되지는 않았다.

곽 감독은 곽도원의 분량 편집에 대해 "특별히 많이 드러내지는 않았다.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많은 사람들이 OTT, 숏폼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다. '소방관'도 요즘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전체적인 부분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타이트하게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흐름에 맞게 할 수 있는 부분을 편집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곽 감독은 '소방관'에 대해 "여러 소방관들이 주인공인 영화에 나왔지만 대부분 장르적으로 부분 채용을 했고 저희처럼 그냥 직설적으로 이렇게 소방관분들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는 처음이다. 나는 이 영화를 만들 때 소방관분들이 분명히 보실 거고 그분들이 '우리 실제 현장하고 대단히 닮아 있구나'라고 말씀해 주셔야 연출을 제대로 한 것이라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남다른 사명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불도 불이지만 공포스러운 연기를 표현하려 했다. 한 소방관 분이 '소방 영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분노의 역류'도 연기는 없었다'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최대한 화재 현장이 얼마나 무섭고 용기가 필요한 현장인지 보여드리려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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