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이벤트’ 종료에 되돌림…환율, 장중 1380원 초반대로 급락[외환분석]
美대선 불확실성 해소·금리인하에 ‘약달러’
외국인 국내 증시서 1400억원대 순매수
단기 상단 1400원…‘레드 스윕’은 경계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1400원대로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빅 이벤트’가 종료되자 1380원 초반대로 급락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까지 재확인됐다. 이에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2시 9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96.6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1.8원 내린 1384.8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6원 내린 1386.0원에 개장했다. 지난 29일 새벽 2시 마감가(1386.0원) 기준으로는 보합했다. 개장 이후 1380원 초반대로 하락하던 환율은 오전 9시 48분께 갑자기 1388.1원까지 튀어올랐다. 이후 10시 반께 환율은 1380원 초반대로 뚝 떨어졌다. 여전히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미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확정되면서 불확실성 해소에 ‘트럼프 트레이드’가 한풀 꺾였다. 이미 지난 10월에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충분히 선반영했기 때문에 1400원을 크게 웃도는 환율 급등은 제한됐다.
대선 이후 열린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금리는 연 4.50~4.75%가 됐다. 이에 따라 한국(3.25%)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다시 줄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지난 9월 이후 2회 연속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금리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는 견고한 확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면서도 “12월 금리인하를 배제하지도 찬성하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12월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요청이 있으면 사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포함한 연준 이사진의 해임이나 강등은 “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며 단호히 대답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장 초반에는 달러 결제 물량이 많았고, 파월의 사임 거부 발언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더디게 할 것이라고 해석되면서 환율이 튀었던거 같다”며 “트럼프가 연준 의장을 내정하면 금리 인하를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1388원에서 환율이 급하게 떨어지면서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기도 했다”면서 “프로그램 매매로 인해 급락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7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0분 기준 104.48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5를 넘나들던 것에서 하락한 것이다. 아시아 통화 약세도 진정됐다. 달러·엔 환율은 153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5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가 상승하자 국내 증시도 반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2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
단기 상단 1400원…‘레드 스윕’은 경계
전날 환율 저항선으로 1400원을 확인한 만큼, 당분간 상단은 1400원으로 인식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트럼프발(發)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 딜러는 “단기 환율 상단은 1400원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트럼프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린 것 같다”며 “당국도 1400원 돌파는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공화당이 연방 의회의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이 되는 ‘레드 스윕(red sweep)’이 확정되면 환율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다음주 미국 소비자물가가 낮게 나와도 대선 리스크는 쉽게 없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여, 환율은 1380~1400원 레인지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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