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고 원망스러워"…'소방관', '음주' 곽도원 향한 곽경택 감독 '솔직 심경'[종합]

강효진 기자 2024. 11. 8. 12: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소방관. 제공ㅣ바이포엠스튜디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소방관'이 주연 곽도원 리스크를 이겨내고 개봉 준비에 나섰다.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 제작보고회가 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과 곽경택 감독이 참석했다. 곽도원은 홍보일정 전면 불참으로 함께하지 않았다.

오는 12월 4일 개봉하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소방관'은 당초 2020년 촬영됐으나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극장 개봉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나 주연배우 곽도원이 음주운전에 적발되면서 또 다시 개봉을 연기해야 했다. 곽도원의 자숙기간과 함께 봉인당한 '소방관'은 지난해에도 개봉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한때 '폐기설'까지 돌았으나, 올해 어렵게 개봉 날짜를 잡게 됐다.

곽경택 감독은 "저도 4년 만에 개봉작으로 인사드리게 됐다. 여러 작품을 찍었지만 오늘은 유달리 떨리고 긴장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촬영한 지 오랜 시간이 흘러 개봉하게 된 만큼 배우들의 소감도 남달랐다. 주원은 "오랜만에 많이 긴장되고 설렌다"고 말했고 유재명은 "저희도 대기실에서 오랜만에 만나서 근황을 묻고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고 행복하고 떨린다"고 밝혔다.

▲ 소방관. 출처ㅣ바이포엠스튜디오
▲ 소방관. 출처ㅣ바이포엠스튜디오

김민재는 "실제 이야기를 모티프로 하다보니 너무 긴장되고 소중한 마음으로 앉아있게 됐다"고 말했고, 이준혁은 "이 날이 올 줄 몰랐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곽경택 감독은 '소방관' 연출 계기에 대해 "제가 처음 이 이야기를 받았을 때는 사실 거절했다. 왜냐면 전작이 '장사리'라는 작품인데 어린 학도병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또 소방관의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힘들 것 같더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소방관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항상 미안해지는거다. 그 분들에게 뭔가를 해드리는 게 맞는 것 같고 그래야 나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약간의 부채의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원은 소방관 인식에 대해 "영화 전후로 너무 많이 달라졌다. 어렸을 때 소방관 분들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고 소방차만 봐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크면서는 잊고 지내다가 영화 대본을 본 이후부터는 지나가는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소방차만 봐도 소방관을 더 생각하게 되더라. 그 분들의 환경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되니 노고와 헌신을 생각하게 되더라"고 밝혔다.

곽경택 감독은 불을 다뤘던 위험한 현장에 대해 "감독은 어떻게든 기존 영화에서 보지 못한 장면을 구현해내는 것이 연출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동안 여러 소방관이 주인공인 영화가 나왔지만 대부분 장르적으로 부분 차용을 했고 저희처럼 직설적으로 소방관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는 처음이다. 저희는 이 영화를 만들 때 소방관 분들이 보실 거고 '우리 실제 현장과 닮아있구나'라고 말씀해주셔야 제대로 된 연출이라고 책임감을 느꼈다. 불도 불이지만 공포스러운 현장의 연기를 표현해내는 것이었다. 어떤 소방관 분이 소방 영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분노의 역류'도 연기는 없었다고 하더라. 화재 현장이라는 게 얼마나 무섭고 소방관 분들의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 소방관. 제공ㅣ바이포엠스튜디오
▲ 소방관. 제공ㅣ바이포엠스튜디오
▲ 소방관. 제공ㅣ바이포엠스튜디오

또한 이준혁은 몸에 불이 붙는 장면을 스턴트 대역 없이 촬영한 것에 대해 "젤 같은 것을 바르고 안전하게 하긴 했는데,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제가 워낙 불을 무서워한다. 어릴 때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무섭긴 했지만 안전하게 잘 해주셔서 어떻게 보면 제가 요만큼이라도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도전한 점 같아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장면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한 것에 대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 리얼리티를 살려 했기 때문에 저 혼자 대역으로 할 수 없는 느낌이다. 영화 자체가 불에 대한 공포심과 트라우마를 다루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가 작품에서 단막극도 있었고 소방관이 두 번째다. 저랑 나름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육군 병장 만기 이후에 처음으로 훈련을 받았다. 30년 전에. 실제로 현장에 가서 훈련을 받는게 낯선 경험이었다. 너무 덥고 힘들고, 하나하나 수행하며서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유영은 "이 작품을 만나기 전에는 자세히 몰랐다. 어릴 때 사건이기도 했다. 이 작품 하며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돼서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 저는 다른 대원분들과 달리 구급대원 역할을 했다.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대기하면서 안전을 신경쓰는 역할이다.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책임감 갖고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길 다니다보면 굉장히 사이렌 소리를 많이 듣는데 그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촬영했던 현장이 많이 기억난다. 제발 무사히 아무도 다치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곽경택 감독은 실화의 주인공인 소방관과 만남에 대해 "당시 현장에 계셨던 분이 제가 뵀을 때는 대장님이 되어 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당시 어떤 상황이나 심정에 대한 건 저도 질문을 못하고 그 분도 말씀을 안하셨다. 그 대신 제가 여러번 뵙고 느낌으로 알 수 밖에 없었다. 그 분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아있을 기억을 자꾸 꺼내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여러번 뵙고 어떤 생각으로 현장을 운영해나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곽도원. ⓒ곽혜미 기자

또한 이 영화의 주연이자 개봉 연기라는 큰 타격을 안긴 곽도원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들을 수 있었다.

곽경택 감독은 곽도원 리스크에 대해 "제가 한 2년 전에 이 영화를 곧 개봉할 수도 있으니 후반 작업을 한 번 마무리하면서 녹음을 하고 있을 때 그런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한 제 심정을 말하면 아주 밉습니다. 밉고 원망스럽다. 그리고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런 것을 안고 영화를 개봉하게 됐는데, 과연 이런 질문이 나오면 내가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얼마 전 소방 관계자 한 분을 만났다. 이런 속상한 점이 있다고 하니까 그 분이 저를 위로해주려고 하시는 말씀이겠지만, 감독님 우리 소방관들도 한 명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팀이 같이 들어가서 해내는 거고 다른 배우들도 있으니 힘내십쇼 라고 했다. 그 말에 용기를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또한 주연으로 많은 분량 활약하는 것으로 알려진 곽도원의 분량 편집에 대해서는 "곽도원 배우 분량을 크게 많이 들어내지는 않았다. 4년이 지나 많은 사람들이 OTT나 숏폼 리듬에 익숙해진 상황에 저희도 요즘 관객 분들과 호흡 맞추며 타이트하게 편집하며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는 부분만 빠졌다"고 전해 작품 완성도에 집중했음을 강조했다.

끝으로 주원은 "모든 분들이 진실되고 사명감있게 촬영한 작품이다"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