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례 모였는데 불발…공익위원들 “쿠팡이츠안 부족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상생안 도출 못해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수수료 관련, 공익위원의 중재안 등 논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11차례에 걸친 회의에도 중개수수료 관련 상생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협의체는 11일 배달의민족·쿠팡이츠 양대 배달플랫폼이 제출하는 최종 상생안을 보고 추가 회의 개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은 8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별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날 비공개로 열린 11차 회의에서 “수수료 문제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1월)11일까지 쿠팡이츠에는 중재원칙에 가까운 상생방안을 새롭게 제시해달라고 요청했고, 배달의민족은 현재 상생안에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는 전날 회의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차등 수수료율 적용 방안을 들고 나왔다. 거래액 기준으로 상위 10% 입점업체에는 9.5%의 중개수수료율을, 10∼20% 업체에는 9.1%, 20∼50% 업체는 8.8%, 50∼65% 업체에는 7.8%, 65∼80% 업체는 6.8%, 하위 20%에는 2.0%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에 더해 거래액 상위 50% 업체에는 할증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방안도 제시했다.

9.8%의 중개수수료율을 고수했던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종전보다 최고수수료율 상한을 낮춘 상생안을 제시했다. 거래액 기준으로 상위 30% 업체에 7.8% 중개수수료율을, 상위 30∼80%에 6.8%, 하위 20%에 2.0%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은 배달비를 기존보다 0∼500원가량 추가로 부과했고, ‘타사(쿠팡이츠)가 동일한 수준의 상생방안을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상생방안을 이행하겠다’는 조건도 붙였다.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협의체 공익위원들은 두 회사가 제시한 상생안이 중재원칙에 부합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공익위원들은 쿠팡이츠의 제안이 수수료율 인하 수준이 낮고,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배달비를 상승시킨 점을 부족한 점으로 꼽았다. 우아한형제들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배달비를 추가로 부과한 점, 쿠팡이츠의 상생방안 시행 여부를 조건을 건 점 등을 아쉬운 점으로 평가했다. 양사의 상생안은 입점업체 단체들이 요구 중인 최고수수료율 5%와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상생협의체는 오는 11일 배달앱 업체가 제출하는 상생안을 최종 검토한 뒤 추가 회의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정희 위원장은 “11일에 공익위원들이 볼 때 (배달플랫폼 상생안이) 상생 테이블에 올릴 정도라고 본다면 (추가로) 회의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