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세상] '빚투'·횡령·불법영업…'흑백요리사' 논란 어디까지
"바람직한 제작·섭외 기준 마련되도록 시청자가 끝까지 책임 물어야"
(서울=연합뉴스) 장종우 인턴기자 = 올해 최고의 히트 콘텐츠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며 충격과 화제를 낳고 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일반인 출연자가 인기를 얻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관련한 각종 폭로가 터져 나오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해법은 없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8일 '흑백요리사'가 막을 내린 후 지금까지 최소 3명의 출연자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흑백요리사'에 앞서 '한식대첩 2'에도 출연하며 '한식대가'로 명성을 얻은 이영숙(69) 씨는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빚투'는 유명인이나 그의 가족으로부터 금전적 피해를 보았다고 폭로하는 것으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에 빗댄 표현이다.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은 8일 연합뉴스에 "지난 1일 이영숙을 채무자로 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났다"고 확인했다.
다만 "정확한 당사자나 사건번호는 당사자 사이 민사분쟁으로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씨에 돈을 빌려준 한 채권자 측이 '흑백요리사'의 제작사에 청구한 이씨의 출연료에 대한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빔대왕'으로 주목받은 유비빔(60) 씨는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돌연 식당 폐업을 발표했다.
유씨는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지난날 저의 잘못을 고백하고자 합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저는 과일 행상, 포장마차, 미용실까지 여러 장사를 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해 2003년부터 허가가 나지 않은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현재 운영 중인 가게의 문을 닫겠다고 했다.
실제 유씨는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조리기구 등을 갖춰 불법영업을 한 혐의(식품영업법 위반)로 기소돼 2015년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경됐다. 그는 이 전에도 관련 법을 위반해 여러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유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흑백 요리사'로 유명해진 뒤 현재 영업점이 불법과 편법 소지가 있다는 민원이 줄을 이었고 행정기관의 경고도 있었다"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전주 한옥마을에서 정정당당하게 음식점 영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트리플스타' 강승원(33) 씨의 사생활과 관련한 폭로가 나온 데 이어 그가 레스토랑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흑백요리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큼 출연자들을 둘러싼 각종 폭로도 '핫이슈'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의혹이 사실이라면 방송에서 퇴출당해야 한다", "더 큰 돈을 벌 기회가 생겼는데 일생일대의 기회를 날렸다"고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유명해지니 감춰진 일도 드러난다. 단, 무조건 비난하기보단 균형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나온다.
일반인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은 '흑백요리사'뿐만이 아니다.
TV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는 지난달 출연자 '정숙'(가명)이 전과 의혹에 휩싸이자 공식 사과문을 내고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
지난 8월에는 또 다른 TV 예능 '끝사랑'이 출연자 이범천의 과거 결혼 생활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관련 분량을 통편집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반인 출연자의 논란이 이어지는 현상에 대해 "출연자들이 위험 대비 이득이 크다고 생각했거나 과거 행적이 큰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사에 대해 광범위하고 선제적인 필터링이 필요하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논란 이후 제작사의 자세다. 문제가 된 출연자를 과감히 편집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인 출연자의 검증에 대한 제작진의 더 높은 책임감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시청자들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이런 논란이 몇 년째 째 대상만 바뀌어 계속되고 있다"면서 "바람직한 제작·섭외 기준이 마련되도록 시청자들이 한순간 관심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whddn387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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