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탄핵 D-2…의료계도 임현택에 등 돌리나
"강력한 리더십 가진 구심점 나와야 국면 전환" 목소리 커져
(서울=뉴스1) 천선휴 조유리 기자 = '막말 논란', '1억 원 합의금 요구' 등으로 물의를 빚어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의 탄핵 여부를 결정짓는 임시대의원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의료계도 이날 총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 임 회장이 의정 갈등 핵심에 서 있는 전공의들과 척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를 필두로 힘을 합쳐 해결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면서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오는 10일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비대위 구성 등을 논의할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이대로는 회장직에서 물러날 수 없다'고 판단한 임 회장의 움직임은 매우 분주하다. 임시총회가 결정된 지난달 29일부터 임 회장은 자신의 운명을 거머쥔 대의원들을 찾아 전국 각지를 돌면서 그간의 논란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탄핵의 불씨를 진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사과의 서신도 두 번이나 냈다. 임시총회가 결정된 날 임 회장은 의협 회원들에게 "엄중한 상황에 제 개인의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회원들께 누를 끼친 점 백 번 사죄드린다"며 SNS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6일 임 회장은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들에게 "차세대 의협의 주인인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미래를 위해 최대한 역할을 하며 세대 간 가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젊은 의사와 의대생의 목소리를 수렴할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젊은 의사, 의대생들과의 세대 간 가교'가 되겠다는 임 회장의 바람과는 달리 젊은 의사들은 임 회장이 하루빨리 물러나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7일 오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속한 90개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성명을 통해 임 회장의 자진 사퇴와 의협 대의원들에게 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며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임 회장의 임기가 시작된 지난 5월부터 내부 갈등으로 의료계는 사분오열 상태가 지속됐다.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의협과 대전협 간 분란은 의료계 내 구심력을 약화시키고 대정부 협상에서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다음달 초면 2025년 의대 입시가 마무리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에서 다시 한번 "내년 의대 정원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됐다"는 메시지를 던져 의료계로선 하루빨리 뜻을 모아 대책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전공의, 의대생들 문제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의료가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든 상황"이라며 "전공의, 의대생 문제 해결이 당장 시급하긴 하지만 이게 해결된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뭐가 됐든 속히 의료계가 함께 소통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의 분열을 막고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은 임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교수단체 관계자는 "사실 제일 중요한 건 의료계 내부만 정리가 잘 되면 여야의정 협의체에도 의협만 들어가면 된다. 다 아울러서 있는 단체 아니냐"면서 "의협 리더십이 문제되기 전에는 항상 그래왔고, 다시 의협이 자기 역할을 하게 되면 의료계에서 누가 들어가냐 마냐는 얘기를 할 이유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협이라는 조직의 리더십도 다시 찾아야 하고 전공의, 학생들과의 갈등도 봉합이 돼야 한다"면서 "이게 해결이 되면 국면전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대의원회 관계자도 "임 회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물러나게 되면 모여서 논의하고 입을 맞춰보는 자리라도 마련되지 않겠느냐"며 "무능력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와해되는 게 당연하고, 하루가 급한 이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능력있는 구심점이 나타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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