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4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남긴 것, 그리고 더해야 할 것들
2025년, 새로운 규정 변화 예고하며 기대감 더해
엔트리 확대 및 안전 규정 개선 등 완성도 더해야
대회 최고 클래스인 슈퍼 6000 클래스에서는 서한 GP의 베테랑 드라이버, 장현진(#06)이 클래스 데뷔 첫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여기에 넥센타이어는 미쉐린과의 전면전에서 승리했으며, GT 클래스에서는 정경훈(비트R&D, #01)가 7연패를 달성하며 국내 모터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새겼다.
여기에 복귀 시즌을 가진 김동은, 이정우(이상 오네 레이싱, #02·#13)과 최광빈(원레이싱, #63) 등이 의미있는 결과를 거두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이정우는 최종전을 앞두고 재계약을 마무리하며 국내 모터스포츠 선수 계약 부분에서의 ‘긍정적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모든 것을 결정 짓고, 시즌의 막을 내린 2024년의 슈퍼레이스는 무엇을 남겼으며, 어떤 숙제를 마주하고 있을까?
2024년 4월 20일과 21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슈퍼레이스 개막전 그리드에는 정렬한 스톡카는 17대였다. 지난 2023 시즌 최종전의 참가 대수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주요 팀’이라 할 수 있는 일부 팀들이 이탈했고, 드라이버 개개인의 경쟁력에 대한 물음표 등이 떠올랐다.
볼가스 모터스포츠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정의철을 영입하며 라인업을 개편한 서한 GP, 그리고 박준서 대신 이정우와 김동은을 영입한 오네 레이싱팀 등이 이목을 끌었지만 타 대회 출전으로 전략을 수정한 금호 엑스타 레이싱(현 금호 SLM)와 해외 도전을 선언한 볼가스 모터스포츠의 빈자리를 메꾸진 못했다.
그러나 막상 레이스가 시작되며 ‘우려와 아쉬움’은 단 번에 지워졌다. 정의철이 이적 첫 포디엄 정상을 차지한 개막전, 그리고 장현진의 연승 가도가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박규승(브랜뉴 레이싱, #38)와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 #12)의 번뜩이는 모습 역시 모터스포츠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오네 레이싱의 이정우, 김동은은 모두 시즌 초반의 레이스카 트러블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신 이정우는 일본 슈퍼 다이큐 시리즈에서의 ‘내구 레이스 경험’을 과시하며 3라운드에서 포디엄에 오르고, 김동은은 나이트 레이스에서의 폭발적인 주행, 최종전에서의 우수한 배틀 및 운영 역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올해 슈퍼레이스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바로 ‘한국토요타자동차(이하 토요타 코리아)’와의 협업이 강화된 것이다. 슈퍼 6000 클래스의 스톡카 바디쉘 후원 관계로 손을 잡은 슈퍼레이스와 토요타 코리아는 전세계적인 ‘토요타의 모터스포츠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맞춰 다양한 활동을 확산, 전개했다.
먼저 국내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기반의 원메이크 레이스인 프리우스 PHEV 컵의 출범을 알렸다. 프리우스 PHEV의 우수한 기본기와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별함은 시즌 내내 ‘즐거운 레이스’를 뒷받침했고, 참가 선수들의 열정적인 경쟁과 주행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와 함께 토요타 운전자들에게 ‘새로운 트랙 경험’을 제공하고, 모터스포츠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GR 레이싱 클래스를 슈퍼레이스 대회 일정에 맞춰 개최했다. 이를 통해 토요타 GR 라인업 고객들이 트랙 및 슈퍼레이스 무대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해 ‘모터스포츠의 대중화’ 부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이렇듯 2024년의 슈퍼레이스는 여러 불안감, 그리고 아쉬움 속에서도 열띤 경쟁과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슈퍼레이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특별한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국내 모터스포츠의 정점’의 가치, 존재감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이런 슈퍼레이스 역시 여전히 새로운 숙제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11월 1일, 슈퍼레이스는 공식 발표를 통해 2025 시즌의 일정, 그리고 새롭게 변화되는 대회 규정에 대한 방향성을 공개했다. 개막전 더블 라운드의 부담을 줄이면서 대회 간격이 줄어든 2025 시즌 일정은 물론이고 ‘슈퍼 6000 클래스’의 레이스 컨셉 자체가 달리며 모두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2025 시즌, 슈퍼 6000 클래스는 현재의 ‘스프린트 레이스’ 형태의 레이스 구조에서 낮은 수준의 내구 레이스로 변환된다. 결승 레이스 시간은 현재의 40~50분 수준에서 80분 수준으로 늘어나고 레이스 주행 거리 역시 150km 수준으로 늘어난다. 또 급유를 위한 ‘피트 스톱’이 매 경기 진행된다.
이러한 변화는 말 그대로 반가운 변화다. 최근 전세계 모터스포츠의 주요 흐름이 내구 레이스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 FIA WEC, 해외의 여러 GT 레이스 등 내구 성향의 레이스 대회들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자동차 제조사와 관련 업체들 역시 적극적인 참여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새로운 규정이 완성된 상태는 아닌 만큼 ‘새로운 규정’의 더욱 정교하고 빠른 확실한 확정이 필요하다. 특히 피트 스톱이 매 경기 진행되는 만큼 안전을 중심으로 한 규정, 운영 방침이 마련되어야 슈퍼레이스의 새로운 변화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해프닝과 사고를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내년의 슈퍼레이스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바로 올해 슈퍼레이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였던 ‘줄어든 엔트리’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23 시즌의 최종전 시점과 같은 수준의 개막전 엔트리였지만, 올 시즌 최종전은 단 14명의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해 아쉬움이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내년 시즌 일부 팀과 선수들이 슈퍼레이스 무대에 복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아직은 ‘루머’ 단계에 그치고 있다. 이에 슈퍼레이스는 규정 및 운영 정책을 빠르게 확정하고, 루머의 대상들과 조금 더 적극적인 협의 등을 통해 이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허황된 꿈은 아니다. 실제 슈퍼레이스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시즌 내내 20명 이상의 선수들, 그리고 베테랑부터 신진 드라이버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경험이 있다.바로 내년부터 그 시절의 모습을 구현하는 건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금의 슈퍼 6000 클래스’로 만족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슈퍼레이스 무대를 떠난 일부 레이싱 팀,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도 ‘슈퍼레이스 복귀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회가 가진 규모와 관람객들의 현장 반응, 대외적인 노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슈퍼레이스의 이점’ 등이 우수하다는 분석이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의 시즌을 마친 슈퍼레이스, 더욱 큰 발전을 위해 ‘스토브리그’를 더욱 분주히 보내길 바란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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