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줘" 현대트랜시스, 민폐시위 논란…협력사는 생존위기

장우진 2024. 11. 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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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서울 주택가 등에서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하면서 800여개의 중소 협력업체가 고사위기에 처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주택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민폐 시위는 인근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며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속하고 있는 민폐 시위와 장기 파업이 애꿎은 시민들의 피해는 물론 영세한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음을 자각하고 하루빨리 파업과 시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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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제공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서울 주택가 등에서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하면서 800여개의 중소 협력업체가 고사위기에 처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10여명은 전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민폐 시위를 강행했다.

노조의 집회·시위는 지난달 26일, 28일, 29일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노조의 파업은 이날 기준 32일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현대트랜시스에 자재와 부품을 납품하는 충남 서산 소재 1~3차 중소 협력사 임직원 300여명은 서산시청 1호광장과 중앙호수공원 등 시내 주요 지역에 모여 장기 납품 중단으로 생사기로에 놓였다며 생산 정상화를 절박하게 촉구했다.

협력사 임직원들은 주변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파업을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라고 적힌 호소문을 나눠 주며, 현대트랜시스의 장기파업으로 협력업체 생사는 물론 서산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현대트랜시스 협력사들은 납품 중단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영손실과 자금사정이 악화돼 폐업과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처지다. 파업이 더욱 길어져 실제 폐업으로 이어질 경우 20여만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생계를 잃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서산 시민 호소에 참여한 한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대표는 "납품 중단이 시작되면 협력업체 대표는 직원들의 급여를 구하기 위해 자금으로 확보하러 다녀야 한다. 이는 성과급이 아니라 직원들의 월급과 (공장)월세"라며 "자금을 확보해도 높은 이자로 인한 경영손실은 고스란히 협력업체의 몫"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호소했다.

다른 협력업체 직원은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성과급 문제지만, 협력사들에게는 생계의 문제"라며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한 집안의 가장, 아들, 딸인 직원들을 생각해서 파업을 조속히 멈추어 달라"고 하소연했다.

정 회장 자택 시위에 주변 시민들도 피해를 입어 '민폐 시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주택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민폐 시위는 인근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며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속하고 있는 민폐 시위와 장기 파업이 애꿎은 시민들의 피해는 물론 영세한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음을 자각하고 하루빨리 파업과 시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는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와 지난 6월부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왔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태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작년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전액을 성과급으로 내놓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에 맞먹는 금액을 금융권에서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가 빚을 내서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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