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확대"…트럼프 귀환에 웃음짓는 원전株
'아젠다 47'서 원전 확대 등 약속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며 국내 원전 관련주들이 미소짓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비에이치아이(10.52%), 두산에너빌리티(4.90%), 한전기술(4.26%), 에너토크(2.74%), 한전KPS(1.36%)등 원전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트럼프는 화석연료, 석유 산업을 악마화해서는 안 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도 폐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집권2기 공약패키지 '아젠다 47'에서 기존 원전 이용 확대와 선진 원자로 개발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원자력 관련 규제를 줄이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원전은 청정에너지이면서 대규모 전력 공급에 유리하다. 특히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크기를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차세대 원전으로, 미국의 핵심산업인 빅테크 기업들의 구애를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의 원전 산업 확대가 국내 원전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원천기술이 뛰어나지만 공급망이 취약한데 현재 글로벌 원전 공급망 중 미국과 견제 관계인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한국이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적극적 SMR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한미 간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한미 양국 정부는 최근 ‘한·미 원자력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간 약정(MOU)’에 가서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양국이 '팀 코러스'(KORUS·Korea+US)’로 힘을 합치려는 움직임이다.
그로쓰리서치 김주형 연구원은 "SMR시장은 올해 68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서 2031년 124억9000만 달러(약 17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8.9%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2022년 기준 전력 발전의 60%를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다량의 탄소 배출로 기후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며 "원자력 발전은 기후·환경 조건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 신재생 에너지의 보완적 성격이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력공급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SMR의 경우 기술 개발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미 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 10월 구글과 아마존이 잇달아 SMR 기업과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 상업적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iM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인종지능(AI), 반도체, 전기차 등이 성장하며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AI 데이터 센터 건설 등으로 전력 사용량 증대가 예상된다"며 "탄소배출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을 넘어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안정적 전력 공급원을 통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원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문경원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SMR 초기 프로젝트의 본격 착공이 2026년 경이기 때문에 내년에 투자, 수주 소식 활발할 전망"이라며 "특히 뉴스케일파워의 빅테크향 수주 성공시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 정혜정 연구원은 "올해 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은 웨스팅하우스와 EDF가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체코 측에서 이의를 기각하면서 내년 3월 중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이 외에도 폴란드 원전과 UAE 원전 5, 6호기 등 논의 중인 해외 원전 프로젝트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또 "연말 발표 예정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2038년까지 대형 원전 3기와 SMR 4기를 건설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간 국내 도입 예정이 없던 SMR의 국내 도입이 거론되면서, 기존에 진행 중이던 SMR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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