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LIVE] 35살 GK 김다솔이 쓴 반전 드라마..."다시 뛸 수 있을지도 몰랐는데, 안양서 은퇴까지 하고 싶어"

신동훈 기자 2024. 11. 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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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신문로)]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베테랑 골키퍼는 창단 11년 만에 승격을 이끄는 선방쇼를 매 경기 선보였다. 자신에게 손을 내민 구단에 보답을 하고 마지막까지 생각 중이다. 

FC안양은 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안양은 지난 주말 부천FC1995와 무승부를 거두면서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K리그2 우승을 확정하면서 11년 만에 승격에 성공했다.

우승 주역 김다솔도 기자회견 자리에 있었다. 김다솔은 K리그 베테랑 골키퍼다. 1989년생으로 올해 만 35세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해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인천 유나이티드, 수원FC,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를 거쳐 2024년 안양에 입단했다. 프로 생활 동안 수많은 팀을 돌아다녔고 전남과 재계약에 실패했을 때 은퇴설까지 나왔다.

안양이 김다솔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양은 정민기가 이적한 후 골키퍼가 필요했고 김다솔을 영입했다. 김다솔이 경험이 많긴 하나 부상 이력이 많고 나이도 있어 승격을 노리는 안양에 맞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안양 팬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결과는 올 시즌 최고 영입이었다. 김다솔은 신들린 선방으로 승점을 벌어주는 활약을 하며 안양 승격의 일등공신이 됐다.

은퇴를 생각했던 노장 골키퍼의 반전이었다. 반전과 감동 스토리를 쓴 김다솔은 안양 승격 기쁨과 함께 안양에서 마무리를 생각하고 있다. 남은 경력 동안 안양에 모든 걸 바칠 김다솔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전했다.

[이하 김다솔 인터뷰 일문일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승격 소감은?

안양 시민들이 원했던 승격을 할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 안양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원 삼성, 전남 시절을 되돌아보면 잘 안 풀렸다. 안양에서 뛴 2024시즌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수원 삼성에서도 좋지 못한 모습으로 나왔고 전남에선 첫 시즌 잘하고 두 번째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도 나갔다. 그러다 부상을 많이 당해 흔들렸다. 전남에서 나올 때 매우 속상했는데 안양의 최익형 코치님, 유병훈 감독님이 손을 내밀어 주셨다. 정말 간절했고 이를 갈았다. 그래서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왔다.

-안양 팬들은 사실 처음엔 의구심이 있었다가 바뀌었다. 안양 팬들에 대한 생각은?

입단 소감에서도 말했지만 나에 대한 의구심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개인 훈련도 많이 했고 시즌 끝날 때까지 준비를 잘해서 좋은 퍼포먼스가 나왔다. 팬들이 주신 사랑의 결과였다. 여러 팀을 오갔고 팬들이 많이 오시는 팀들에도 있었지만 안양은 더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못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지지하니 더 가족 같은 편안함이 들었다. 그래서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왔다. 선수한테 믿음을 많이 주셨고,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잘 준비했다. 날 데려온 최익형 코치님의 엄청난 믿음도 힘이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안양 팬들은 못해도 욕을 안 한다고 했는데 선수 입장에선 어떻게 느끼는지 자세히 말하달라.

믿음이 엄청 커진다. 선수들이 매 경기 잘할 수 없는데 요즘은 조금이라도 못하면 SNS에 폭격을 당한다. 어린 선수들은 힘들 수 있고 향후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부담감이 생긴다. 이 팀은 조금 신기했다. 안양 팬들은 다른 면이 있었고 정말 신기했다. 양반 같은 팬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 팀 팬들이 듣는 욕을 직접 들으니 안양 팬들은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다. 팬, 선수가 하나가 되니 결국 승격을 했다.

-이전 시즌보다 전력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다이렉트 승격을 했다. 원동력은?

최근 3년 동안 안양은 투자를 많이 했다. 상대 팀에 있을 때도 안양은 승격을 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결국 승격을 못 했고 내가 온 시기는 비교적 투자가 줄고 기존 선수들이 많이 나갔다. 그래도 베테랑들이 희생을 하며 남았다. 이창용이랑 여러 대화를 했는데 올해는 플레이오프만 무조건 올라가자고 다짐했다. 그 목표를 가지고 했는데 승격을 했다. 부담감을 갖지 않고 도전자란 생각으로 한 게 도움이 됐다. 1라운드 로빈 때부터 도전자 정신으로 나섰고 감독님 축구를 잘 따라가려고 했다.

솔직히 외인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다. 단레이를 보고 걱정이 됐는데 시즌 시작하니 정말 잘하더라. 골을 많이 넣지 못해도 상대 수비를 힘들게 하고 공격에 큰 역할을 했다.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단레이가 있어 마테우스, 야고가 살았다. 그 부분들이 잘 풀리면서 팀이 하나가 됐고 이 자리까지 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안양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던데.

수원 삼성, 전남에서 부상도 많았고 사건도 많아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전남이 마지막 팀이라고 생각하고 뛰었는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연봉을 포기할 테니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안양과 1년 계약을 했고 증명을 하고 싶었다. 더 축구를 하려면 증명을 해야 했다.

전남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고 아킬레스건 파열되며 고생을 했고 나이가 있으니 다른 팀들이 불러주지 않았다. K3리그까지 생각을 했다가 안양이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안양에서 증명을 하며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정을 받고 은퇴식도 하고 싶은데 안양에서 하고 싶었다.

-시즌 베스트 일레븐 욕심은?

프로 15년차에 시상식을 한 번도 안 갔다. 후보에는 2번 들었는데 못 받을 것 같아 안 갔다. 은퇴시기도 얼마 안 남았으니 이번이 마지막 수상 기회라고 생각을 해 올해는 시상식을 가려고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사실 받을 것 같아 가려는 것도 있다(웃음). 투표가 중요하다고 하던데 많은 분들이 힘 좀 써주시길 바란다(웃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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