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자 "취재 도중 사망한 동료, 죽음 무릅쓰고 남긴 참상의 기록"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아동.. 팔레스타인 아동의 시선에서 참상 기록
-취재팀 모두 가자지구 출신.. 취재 도중 동료 기자 안타깝게 희생되기도
-가자지구, 병원도 무너져 수술은커녕 기본 치료도 안돼
-가자 내 기자 180명 사망.. 기자 안전 보장도 안 되는 전쟁, 반드시 끝나야
<토레 슈뢰더 기자 (독일 슈피겔)>
-팔레스타인 기자들, 위험한 상황 무릅쓰고 취재 중.. 서양 언론 대부분 이들에 의존
-이스라엘 군, 서방 기자엔 보여주고 싶은 것만 투어 형식으로 공개
-전쟁 취재, 인도주의적 관점과 국가 간 이해관계 관점 모두 가져야 토레> 살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살라 알 하우 기자 (2024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자), 토레 슈뢰더 기자
◎ 진행자 > 영상기자협회 그리고 5.18기념재단이 주최하고 광주광역시가 후원하는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이 올해로 4회째를 맞았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을 영상으로 담아내 전 세계에 알렸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정신을 잇기 위해 제정된 상인데요. 올해는 이스라엘 가자 전쟁의 참상을 가자지구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기자들이 대상격인 기로에 선 세계상을 수상을 했는데요. 오늘 특별히 두 분을 모셨습니다.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한 분 한 분 소개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살라 알 하우 기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살라 알 하우 > 너무 감사드립니다. 한국에 오게 돼서 너무 기쁘고 이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이렇게 상을 받아서 더욱더 기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진행자 > 그리고 워낙 특별한 두 분을 모시다 보니까 깜빡했는데 통역을 도와주시는 두 분도 지금 함께 모셨거든요. 두 분도 소개하고 인터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통역을 해주신 분 아랍어 통역을 맡으신 이성숙 님이고요. 영어 통역을 맡은 이서경 님도 모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한 분 소개해 드려야죠. 독일의 유력 언론 슈피겔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토레 슈뢰더 기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고요. 대상을 수상한 보도가 가자로부터 온 목소리, 제목이 지금 이런 보도였는데 어떤 의미가 담긴 제목으로 이해해야 될까요?
◎ 살라 알 하우 > 저희의 영상에는 많은 부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가자지구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희 비디오를 보시면 민방위들이 사람들을 도와주고 또 구하는 것을 볼 수 있고 팔레스타인 아이의 눈에서 지금의 상황을 볼 수 있는데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지금 너무나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평화도 누리지 못하고 안전도 누리지 못하고 놀지도 못하고 그러고 있기 때문에 그런 모든 가자 사람들의 소리를 내고 싶어서 저희 그 제목을 가자로부터 온 목소리라고 지었습니다.
◎ 진행자 > 우리 슈뢰더 기자는 지금 영상 보셨을 것 같은데 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 토레 슈뢰더 > 이 비디오는 전쟁이 일어난 지 22일째에 녹화된 것으로 알고 있고 오늘부로 전쟁이 일어난 지 394일이나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비디오는 사람들의 고통 하루만 담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죠. 그래서 이 비디오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집중해보아야 할 것은 이 비디오는 아이들의 고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쟁으로 인해 1만 6700명의 아이들이 죽었고, 최근 이틀 이내에 북가자 지역에서 자발리야라는 지역인데 거기에서만 50명 이상의 아이들이 사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동료들이 이 부분을 우리가 집중할 수 있도록 녹화해준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 얘기도 해야 될 것 같은데 일단 참상, 이런 게 좀 많이 부각이 됐다고 하는데 거기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있다고 읽어야 되는 걸까요?
◎ 살라 알 하우 > 저희가 아이들의 모습에서 이 전쟁이라는 것을 보고 싶어서 이렇게 이 모습을 담게 되었습니다. 촬영은 한 3개월 정도 됐었고요. 아이들은 당연히 평화가 보장되어야 하고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고 또 공부를 잘 할 수 있어야 되고 또 잘 놀아야 하는데 가자에 있는 아이들은 그것을 모두 누릴 수가 없습니다.
◎ 진행자 > 그렇죠.
◎ 살라 알 하우 > 현재 지금 아이들이 누리고 있는 것은 누린다고 할 수 없고 아이들이 보고 있는 것은 죽음과 가족들의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또 매일매일 일어나는 그런 희생자들을 보고 자랍니다. 그래서 이 가족들은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가족들의 도움 없이 그냥 커서 청년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정말 기본적인 것도 누릴 수가 없습니다. 물이라든지 음식이라든지 이런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누려야 하는 그리고 더 먹어야 하는 마셔야 하는 이런 것들도 다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사실 전쟁의 참상이 마지막으로 그 다음에 가장 크게 전가되는 게 아동들이죠. 그 점이라고 봐야 될 것 같고 우리 슈뢰더 기자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이 영상이 특별히 언론계에 던지는 좀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고 봐야 되는지 이걸 여쭤보고 싶어요.
◎ 토레 슈뢰더 > 제가 서방에서 온 기자, 서양 기자로서 강조해야 하는 것은 저희조차 저희도 팔레스타인 기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비디오를 보면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응급차 등에 타서 취재를 하고 또 이스라엘 군대의 타깃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저희 또한 서방의 기자로서 13개월 이상 동안 지금 가자지구의 취재를 못하고 있고요. 그래서 팔레스타인 기자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지금 서방 기자들은 현장 취재가 안 되고 있는 거예요?
◎ 토레 슈뢰더 > 네, 아까 말씀드린 대로 13개월 이상 동안 가자 지역에서 자유롭게 취재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임베드 EMBED라고 하는 프로그램 같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군대와 함께 몇 시간 동안 그 지역을 투어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스라엘 군대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기자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제가 그때 참여했을 때는 터널 등 그런 곳을 투어를 했는데 올해 초 1월에 5시간 정도 가자 지역에 있었지만 단 한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수 있었던 것은 5시간 동안 얼마나 가자지구가 파괴가 됐는지 그 실상을 직접 제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13개월 이상 동안 자유롭게 취재를 하거나 일을 할 수는 없었고 이것은 아주 큰 문제입니다. 정말 그 실상을 우리가 자유롭게 보여줄 수 없게 하려고, 그 의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렇기 때문에 이 영상이 갖는 가치가 더 크겠네요. 그렇게 본다면. 알겠습니다. 알 하우 기자에게 다시 여쭤봐야 될 것 같은데, 취재팀이 모두 4명이었고 근데 4명 모두 가자지구 출신이라고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면 사실 평정심을 갖고 취재하기가 쉽지가 않았을 것 같은데 그 취재의 심경이 어땠는지가 좀 궁금하네요.
◎ 살라 알 하우 >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이 태어난 곳 그리고 계속 자라왔던 곳에 살고 있지만 그것을 모든 것을 잃는다고 상상해 보시면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있던 집, 저희가 살던 집, 그리고 옆집 친구들,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다 없어지는 상태이고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다 이스라엘 군대에게 죽임을 당하고 저희 마을은 다 부서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발리야 난민촌에 살고 있었는데요. 거기가 모두 다 공습을 당해서 그것을 보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렵고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 진행자 > 그러니까요. 취재 중에 기자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면서요.
◎ 살라 알 하우 > 저희 같이 일했던 팀 중에 마루완이 일하는 중에, 그러니까 취재를 하는 중에 죽음을 당했습니다. 일하러 나가려고 집 앞으로 갔는데 갑자기 머리로 미사일이 떨어져서 그래서 마루완은 죽게 됐습니다. 마루완이 죽은 지 얼마 전에 그 모든 가족들이 다 또 이스라엘 군에게 폭격을 당해서 죽임을 당했는데요. 48명의 가족들이 모두 죽게 되었는데 그러고 나서 며칠 후에 마루완도 죽임을 당했습니다.
◎ 진행자 > 알 하우 기자님 가족 분들은 좀 어떠신데요?
◎ 살라 알 하우 > 근데 그전에 마루완에 대해서 좀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요. 마루완은 정말 좋은 동료고 친구이고 또 일을 잘하는 친구였습니다. 죄송합니다.
◎ 진행자 > 통역사님이 지금 목이 메어가지고 천천히 하셔도 돼요. 천천히 하셔도 되고.
◎ 살라 알 하우 > 꼭 살아야 되는 친구였는데 같이 있었으면 꼭 같이 있었으면 했었고 꼭 살아야 하는 친구였는데 너무 희생이 안타깝습니다. 너무 슬픕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더 굳이 추가 설명을 안 해도 어떤 상황인지는 충분히 우리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이 된 것 같은데요. 그러면 특별히 이 점을 우리 알 하우 기자에게 다시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 전쟁 초기에도 영상이 많이 나왔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병원도 막 폭격을 하고 공격을 가했잖아요. 그럼 병원 시설은 당연히 파괴가 됐겠고 그러면 부상을 입고했던 가자 주민들은 어떻게 치료를 받는 거예요? 치료는 받고는 있는 겁니까?
◎ 살라 알 하우 > 당연히 지금 치료가 안 되는 상태여서 저희가 병원에 간다고 해도 수술을 당연히 할 수가 없고요. 기본적인 치료도 너무 어렵습니다. 아까 그 병원이 공습을 당했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알 아우다 병원, 카말 아드완 병원, 시파 병원이 저희 큰 병원인데 다 공습을 당해서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받을 수가 없고요. 진통제가 진짜 많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도 다 조달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야기를 하나를 해드리면 저희 그 친구의 부인이 위가 많이 아픈 상태여서 위통이 있어서 병원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갔는데 너무 다친 사람이 많고 죽은 사람이 많아서 그 모습을 보고 부인이 나는 괜찮은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위가 많이 아프다고 배가 많이 아프다고 했었는데도 그냥 그렇게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다친 사람들 빼고는 다른 사람들은 치료 같은 거 그냥 일반 병원은 치료를 받을 생각도 못하는 상태입니다.
◎ 진행자 > 예를 들어서 총에 맞거나 파편에 맞거나 해서 물리적으로 외상이 있는 경우 응급이 아니면 거의 질병이나 이런 것 때문에 치료는 지금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이런 이야기가 되는 건가요?
◎ 살라 알 하우 > 그렇기도 하지만 다친 사람에 비해서 너무나 가벼운 병인데 그것을 얘기하기가 부끄럽고 의사에게 말할 수조차 없다는 겁니다.
◎ 진행자 > 어떤 말씀인지 알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우리 슈뢰더 기자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은 게 지금 유럽인 입장에서는 지금 이 전쟁 말고 또 하나의 전쟁 있잖아요. 우크라이나 전쟁, 이 부분도 바로 옆에서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부분인데 사실 유럽인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도가 되고 있는지 이게 좀 궁금한데요.
◎ 토레 슈뢰더 > 일반적으로 현재는 저희가 우크라이나, 그리고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선거에도 더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동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2022년쯤에는 당연히 우크라이나에 언론계가 더 집중을 했었고 하지만 2023년 10월 7일 후에는 중동에 더 많은 시선이 가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우크라이나가 유럽에게 더욱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직접적인 영향이 있지만 이스라엘 가자전쟁 발발 이후로는 그쪽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우리 슈뢰더 기자에게 드리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언론인으로서 아마 이런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전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서 두 가지가 있을 수가 있거든요. 하나는 세계시민으로서 인도주의적 관점을 견지하는 부분이 하나가 있을 거고 또 하나 하나의 민족의 구성원 국민으로서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을 수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조정이 되고 어떻게 정립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한번 여쭤봐 주시겠습니까?
◎ 토레 슈뢰더 > 언제나 두 가지 관점을 다 기자로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 예를 들어 군사적 관점에서 이제 큰 틀에서만 보아서는 안 되고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고통을 받고 있는 시민들에게도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1년 반 동안 제가 직접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 취재해 보도를 할 수 있었지만 가자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기자들에게 의존해야 합니다. 기자로서 그 고통을 저희가 직접 취재할 수 있어야 하고, 두 가지 관점을 모두 가지고 취재해야 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우리 알 하우 기자에게도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세계인들이 지금 가자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시는지, 그 다음에 특별히 이 점에 주목해서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고 이 점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당부 사항이 있는지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살라 알 하우 > 저희는 가자지구에 기자들에게 일단 보호와 안전 이 되는 상황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특히 기자들이 가자지구의 기자들이 180명 이상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저희가 모든 사람들이 다들 이런 것을 잘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당연히 저희는 전쟁이 끝나기를 바랍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아쉽지만 인터뷰를 여기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고요. 두 분과 인터뷰는 이렇게 끝내고 우리 통역사 두 분도 고생 많이 하셨고요.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독일 슈피겔지의 토레 슈뢰더 기자, 그 다음에 살라 알 하우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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