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안치는 日이시바, 첫 통화 단 5분…'아베만큼 할까'[트럼프 시대]
트럼프와 첫 통화가 단 5분?…"양측 궁합 불안 목소리도"
트럼프, 日에 과도한 요구할까…여야 조기 회담 실현 요구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취임 전 회담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는 일본은 내년 출범할 '트럼프호'와 미리 신뢰 관계 등을 구축해 놓으려 힘을 쏟는다. 다만,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궁합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이시바, 트럼프 측에 11월 중 회담 타진"
이시바 총리는 이달 15~16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18∼19일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순방 전후 미국을 들러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 트럼프 당선인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등에서 만나는 선택지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내년 1월20일이다. 이시바 총리는 아직 임기를 남겨둔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APEC,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가지고 트럼프 당선인과도 별도로 만나는 청사진을 그린다.
일본 정부는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 중에도 트럼프 당선인과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진영 모두에게 가능한 빨리 방미해 회담할 용의가 있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했을 대에는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뉴욕을 방문해 회담했다. 아베 전 총리의 이러한 행보가 미일 관계 안정, 밀월 관계로 연결됐다고 일본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첫 통화가 단 5분?…"트럼프·이시바 궁합 불안 목소리도"
지지통신은 "아시아 안보 환경이 어려움을 늘려가는 가운데 미일 동맹 유지·강화를 목표로 하고 조기 대면 회담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가 당면한 초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이 확실시 된 후 지난 7일 이뤄진 양 측의 첫 통화가 단 5분만에 끝나는 등 이유로 궁합에 대해 불안시하는 목소리가 있다.
통역을 통한 첫 전화 회담이 약 5분만에 끝난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짧았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본의 총리들은 미국 차기 대통령들과 선거 후 전화 회담을 실시해왔다. 2016년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약 20분 간, 2020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약 15분 간 통화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상을 내걸고 문제의 시작점부터 지적하는 '애당초론'을 선호하는 타입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경제 면에서 실리를 중시한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취미인 골프를 통해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쌓았으나 이시바 총리는 골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의 측근도 트럼프 당선인과 그가 "성격이 정반대"라고 인정했다.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여당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점, 내각 지지율 저하 등으로 흔들리는 정권 기반을 다져야 한다. 내정에 쫓겨 외교에 힘을 쏟을 수 있겠느냐는 문제도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일본에 과도한 요구할까…日여야 모두 조기 회담 실현 요구
일본 여야는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 경제 분야에서 일본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정상 간 신뢰 관계 구축이 급선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간사장은 7일 당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일미(미일) 관계는 가장 중요한 관계다. (미국) 대통령이 누구든 부동의 상태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니시다 마코토(西田実仁) 간사장도 "일미 관계를 안정시켜 가려면 직접 만나 이야기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대면 회담을 촉구했다.
제1 야당 입헌민주당 오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와 관련 긴박한 아시아에서 "일본이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트럼프 당선인이 주일 미군 경비에 대한 일본 측 대폭 인상 등 요구를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자민당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 측에게 "일본이 적이라고 간주되면 무리한 요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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