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베팅한 머스크…'전기차 맏형' 테슬라, 美 시장 흔드나
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업체에 영향…반테슬라 전선 강화 관측도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당선을 지원한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테슬라에 시장 관심이 쏟아진다. 트럼프 2기 정부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받을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 CEO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정부효율위원회는 연방 정부 전체 재정과 성과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고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머스크는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 아메리카 팩을 설립해 운영했다. 머스크는 공화당 지원에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에 회의적인 점이 테슬라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보조금 수혜 대상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였던 만큼 보조금 폐지로 인해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뚜렷하고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친환경차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으나, 향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을 고려하면 테슬라에게 좋은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켈리블루북 3분기 전기차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 순위 1위는 테슬라로 16만6923대다. 2위는 포드 2만3509대, 3위 쉐보레 1만9933대, 4위 리비안 1만5232대, 5위 현대자동차 1만4522대, 기아 1만3692대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세워 본격적인 가동에 나섰다. 북미 시장 중요성과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해 현지에 세운 공장이지만 트럼프 2기 정부가 보조금을 폐지하면 당초 계획은 틀어질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보조금 축소와 관세 인상은 테슬라 입장에서 유리해 보인다. 머스크가 정부에 입성하면 영향력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판매 수익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에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규제 승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달 테슬라의 첨단 주행보조 소프트웨어 FSD 작동 중에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에 대한 예비조사에 나섰다.
테슬라가 그리는 미래 자율주행 기술을 현실화하는데 장애물이 사라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주도하는 자율주행 기술이 표준화가 되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서는 상대적으로 시장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원한 목적은) 미국 정부 조사를 벗어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경쟁업체는 괴로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반(反) 테슬라 전선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 BMW,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은 전기차 충전 합작사 '아이오나(IONNA)'를 설립한 상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1위 토요타도 합류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 ‘동맹’이 잦아진 가운데 미래 모빌리티 사업 선점을 위해서라도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가 지난 9월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자국 우선주의인 트럼프 정부 기조를 고려할 때 미국 업체인 GM과 생산시설 공유 등 협업은 향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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