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했다”…김건희에게 대통령실 이전 조언 정황

박용하 기자 2024. 11. 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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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명태균 녹취 추가 공개
명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 당선”
무속 이유 ‘이전 공약’ 영향 주장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8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한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무속적인 이유로 대통령실 이전을 권고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를 공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이전할 모양인가’라는 지인의 질문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명씨가 김 여사에게 기존 청와대를 이용하면 명운이 안 좋을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추정된다.

명씨는 이어 “내가 (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들어 왔는데”라고 말했다. 일부 끊긴 뒤 이어지는 대화에선 “내가 3월 9일이라서 당선된다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 (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가지고 함(성득) 교수가 전화왔어. 진짜 하루이틀 지났으면 (대선에서) 졌겠다 그랬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지는 대화에서도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의 기운이 안좋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강조했다. 또 “김종인 위원장 사무실에서 보니까, 15층이라 산중턱에 있는 청와대가 딱 잘보이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번 대화가 2022년 대선 직후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1월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될 것”이라며 “기존 청와대 부지는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명씨의 조언이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전 공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민주당은 주시하고 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공개한 녹취와 관련해 “김 여사 등 핵심 인사들과 내밀한 관계였던 명씨의 대선 직후 발언이라 더욱 주목되는 부분”이라며 “녹취에 나온 발언대로면 ‘청와대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명태균 씨의 조언을 김건희 여사가 완벽하게 신뢰했고, 이 때문에 대통령실 이전을 서둘렀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명씨와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얽힌 모든 의혹과 실체를 반드시 밝혀내겠다”라며 “명씨에게도 다시 한 번 조언한다. ‘게이트’로까지 번진 현재 상황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진실 고백뿐”이라고 말했다.

명씨의 대화에 언급된 함성득 경기대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화가 이뤄진 당시는 3월 선거 다음날로, 내가 전화한 게 아니라 명씨가 내게 전화했다”라며 “선거가 이긴 뒤 자기가 예상한 것이 맞았다는 말인데, 나는 ‘그런데 태균아 제발 이런 소리 좀 하지 마라. 이럴수록 사람들이 너를 우습게 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함 교수는 명씨가 캠프에 처음 왔을 때부터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무속적인 근거를 들며 ‘무조건 윤석열이 이긴다’는 주장을 내놔 “내가 ‘니가 점쟁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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