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요구 외면한 배민·쿠팡이츠…배달앱 상생협의체 '빈손' 종료(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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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수수료율 인하 등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7월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지난 4개월간 총 11차례에 걸쳐 논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상생협의체에 따르면 지난 4일 진행된 제10차 회의에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는 기존에 제안했던 내용보다 더 나아간 '차등 수수료율'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4개 입점업체 단체 측은 기본 수수료율을 5%까지 인하하고 매출액 구간별로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해 2%까지 낮추는 방안을 4개 단체 단일안으로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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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업체 '수수료 상한 5%' 요구에 못미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 표기' 등은 합의
배달앱 수수료율 인하 등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7월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지난 4개월간 총 11차례에 걸쳐 논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놓고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단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1, 2위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식당 업주의 수수료를 ‘찔끔’ 낮추는 대신 배달비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내놔 합의 무산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생’과 거리가 먼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상생협의체는 공익위원들이 ‘중재 원칙’을 제시하는 선에서 협의를 사실상 종결했다.
▮배달 플랫폼 사업자 ‘배달비 인상’ 제시
상생협의체 이정희 위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진행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11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협의체는 배달앱 운영사와 입점업체가 합리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 정부 주도로 출범한 논의 기구다. 당시 정부는 ‘올해 10월 말까지 합의안(상생안) 도출’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11차 회의는 사실상 마지막 협의였다.
상생협의체에 따르면 지난 4일 진행된 제10차 회의에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는 기존에 제안했던 내용보다 더 나아간 ‘차등 수수료율’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개사는 이번 11차 회의 때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배민은 ▷거래액 기준 상위 30% 업체의 중개수수료를 기존 수수료율(9.8%)보다 낮은 7.8% 적용 및 배달비 2400~3400원 부과 ▷상위 30~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2200~3200원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에 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지금까지 일부 전통시장에서 시범적으로 부과해 온 ‘중개수수료 0%’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다만 배민은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동일한 수준의 상생 방안을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이러한 방안을 이행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쿠팡이츠는 상위 10%에 중개수수료 9.5% 부과를 시작으로 하위 20%(2.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신 배달비는 기존 ‘1900~2900원’에서 ‘2900원’으로 단일화하고 거래액 상위 50%에 대해서는 할증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차등 수수료를 도입하는 대신 점주가 배달비를 추가 부담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요기요는 기존에 제안했던 것과 같이 ▷가게배달·요기배달 모두에 대해 중개수수료 인하(12.5%→9.7%) ▷포장주문에 대해서도 중개수수료 인하(12.5%→7.7%) 등을 유지하기로 했다.
▮공익위원 “수수료율 인하 수준 낮아”
반면 4개 입점업체 단체 측은 기본 수수료율을 5%까지 인하하고 매출액 구간별로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해 2%까지 낮추는 방안을 4개 단체 단일안으로 요구했다. ‘수수료율 5% 상한’을 주장한 것이다.
공익위원들도 배민의 제안에 대해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배달비를 상승시킨 점, 상생방안 시행에 타사(쿠팡이츠)의 상생방안 시행 여부를 조건으로 내건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쿠팡이츠 제안에 대해서는 “수수료율 인하 수준이 낮다”며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배달비를 상승시킨 것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중개수수료율은 평균 6.8%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한다 ▷가게 매출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율 2%를 적용한다 ▷최고 중개수수료율은 현 수준(9.8%)보다 낮은 수준을 적용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중재 원칙을 제시했다.
사실상 합의에 실패하고 중재안만 도출한 것이다.
아울러 공익위원들은 마지막으로 오는 11일까지 쿠팡이츠에게 중재 원칙에 가까운 수준의 상생방안을 새로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배민에게는 현재의 상생방안에 대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11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하고도 상생안 마련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이들 두 회사가 중재 원칙에 부합하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상생협의체는 ▷소비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 항목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등 상생방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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