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그는 용감한 남자, 대화 준비돼”…트럼프에 축하 메시지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17년 G20 정상회의 중 대화를 하고 있다. 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공식 성명 등이 아닌 공개행사 발언을 통해서다.

AP와 CNN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공개 발언에서 “이 자리를 도널드 트럼프의 차기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기회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나는 미국 국민의 신뢰를 받는 모든 정상과 협력할 것이라고 이미 말했다”라며 “실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상호 대화 의향을 묻는 말에도 “그렇다. 준비돼 있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전화를 걸어 ‘블라디미르, 만나자’라고 한다면 나 역시 그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 내키지 않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전쟁 종식을 자신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그간 언행을 두고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종결할 수 있도록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열망에는 최소한 관심을 둘 가치는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전에도 유럽 정상들이 전쟁 종식을 위해 매주 자신과 접촉하다 갑작스레 접촉을 중단했었다며 먼저 트럼프 당선인에게 연락을 취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대선 기간 벌어진 트럼프 당선인 암살 시도를 두고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순간 그(트럼프)의 행동은 내게 감명을 줬다”라며 “그는 용감한 남자였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반적인 전망을 묻는 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는 모른다”라며 “마지막 대통령 임기인 만큼 그가 무엇을 할지는 그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이날 발언은 미국 대선 이후 푸틴 대통령의 첫 관련 발언이다. 크렘린은 그간 미국이 자국에 적대적인 국가라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을 축하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