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도 뭐든지 해요… 상상의 날개 편 공주[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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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이 그림책의 모든 걸 다 말해주는 듯 보여도 그게 전부가 아니다.
"진짜로 휠체어 타는 공주가 없어요?" 어린이의 머리 위로 구불구불 올라가는 노란 물결은 슬픔 같기도, 울분 같기도 하다.
"백설 공주, 인어 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내 멋대로 공주, 종이 봉지 공주도 있는데 왜 휠체어 공주는 없어요? 세상에 이렇게 공주가 많은데 휠체어 공주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 어린이의 말이 맞다.
그래서 어린이는 휠체어 공주 이야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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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공주는 없어요?
공진하 글, 홍선주 그림│낮은산
책 제목이 이 그림책의 모든 걸 다 말해주는 듯 보여도 그게 전부가 아니다. 첫 장은 제목보다 더 분명하고 강렬하다. 한 어린이가 두 손을 불끈 쥐고 울먹이며 말한다. “진짜로 휠체어 타는 공주가 없어요?” 어린이의 머리 위로 구불구불 올라가는 노란 물결은 슬픔 같기도, 울분 같기도 하다.
“백설 공주, 인어 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내 멋대로 공주, 종이 봉지 공주도 있는데 왜 휠체어 공주는 없어요? 세상에 이렇게 공주가 많은데 휠체어 공주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 어린이의 말이 맞다. 말이 안 된다. 가부장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한 공주 이야기가 셀 수 없이 등장했고 이제 디즈니조차 자매애로 성장하는 공주와 유색인종 공주를 보여주고 있는데 말이다. 오직 휠체어를 탄 어린이들만이 자신을 이입할 수 있는 공주 이야기가 없다니!
그래서 어린이는 휠체어 공주 이야기를 만든다.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은 뭐든지 할 수 있는 공주다. 공주를 도와주는 요정들과 바닷가에서 캠핑을 하고,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도 탄다. 휠체어 공주라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일이지만 단 하나, 횡단보도 끝에서 인도를 막아버린 차 앞에선 꼼짝할 수 없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이야기 끝에서 휠체어 공주는 이웃 나라 공주의 도움으로 무사히 용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강을 건너고 이웃 나라 공주와 친구가 된다. 이웃 나라 공주는 멋진 부츠를 신고 오토바이를 타는 공주다. 휠체어도, 오토바이도 똑같이 커다란 두 바퀴를 굴려 세상과 만나니 둘은 단짝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휠체어 공주는 그렇게 또 하나의 공주 이야기를 새롭게 쓴다. 40쪽, 1만6800원.
김유진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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