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인기 누리다가 추락한 이유…'정년이'가 우리에게 주는 울림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1. 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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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가, 빨리 쇠락하고 오랫동안 잊혀졌습니다.
김수현 기자 : 여성국극이 큰 인기를 누렸는데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하셨고 90년대 말, 2천년대 초반에 잠깐 부활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았는데 또 다시 흐지부지되고, 저도 그렇게 봐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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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라듣는 뉴스룸] 미디어 아티스트 정은영 작가 / '여성국극 프로젝트' 현대미술 작업 진행
여성국극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가, 빨리 쇠락하고 오랫동안 잊혀졌습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8 올해의작가상 수상자인 정은영 씨는 여성국극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여성국극을 조명한 다큐와 설치 작품으로 주목받아왔는데요.
소외 받아온 사람들과 연대하고, 역사책에서 탈락한 역사를 기록한다는 여성국극 프로젝트의 의미를 들어봅니다.
김수현 기자 : 여성국극이 큰 인기를 누렸는데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하셨고 90년대 말, 2천년대 초반에 잠깐 부활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았는데 또 다시 흐지부지되고, 저도 그렇게 봐왔거든요. 왜 그렇게 갑자기 쇠락을 했을까요?
정은영 작가 (미디어 아티스트) : 정말 전례 없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짧은 삶을 살았던 장르는 없었던 것 같아요. 당시 할리우드, TV 방송국이 생기고 이런 것들이 여성국극이 점점 낡은 장르로 치부되게끔 했다는 게 대중적인 의견인 것 같고요.
선생님들이 후회하고 계시는 부분들은 후학 양성을 못했다. 본인들이 당시에 너무 인기가 있어서 계속 무대에 서다 보니까 그 영화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만 알았던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날 무대가 없어지기 시작하니까 본인들이 그동안 아무 준비도 안 해놨던 걸 알게 된 거죠.
또 여성국극이 모든 사람이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 당시의 사회적인 풍토를 볼 때 살림살이는 다 남자들이 하고 있었던 거예요. 여자들은 정말로 무대에만 서고 극단의 단장을 여성이 하기도 했지만 많은 엔터 산업에서 종사해온 남성들과 다 결탁되어 있었던 거죠. 그래서 나중에 여성국극이 조금씩 인기를 잃어간다는 느낌이 들고 요즘은 방송국이 대세다, 정부에서 국립 전통을 세우려고 한다, 이럴 때 이 남자들은 너무나 빠르게 그곳으로 싹 다 이전을 해 버려요.
이번에 창극 '정년이'를 올렸던 국립국극단의 초대 단장이었던 김연수 선생도 한국의 판소리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분인데 여성국극의 초기 역사에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이거든요. 근데 60년대에 박정희 정권이 국립창극단을 만든다고 했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이동을 하시죠.
당시 정권은 한국이 강하고 부자인 부강한 나라를 원했기 때문에 여성 전통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견해들도 있어요. 그래서 보다 더 남성적인 전통, 서구 열강과 비교했을 때도 처지지 않는 힘을 가진 전통을 만들고 싶어 했던 거죠. 그런데 여성들만 많이 무대에 서는 건 좀 너무 약해 보였고.
그런 식으로 자연스러운 수순을 겪다가 70년대가 되면 많은 공연 비평가와 창극 연구자들이 입을 모아서 여성국극을 폄훼하기 시작해요. 이거는 나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일이었고 여성국극은 사실 대중의 저속한 취향이었을 뿐이다, 못 배운 여자들이 코스튬 플레이를 한 거다라는 식으로 몰아가면서 완전히 정치, 경제, 평단, 공연 흥행사까지 전부 힘을 함쳐서 여성국극을 외면하기 시작한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여성국극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가, 빨리 쇠락하고 오랫동안 잊혀졌습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8 올해의작가상 수상자인 정은영 씨는 여성국극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여성국극을 조명한 다큐와 설치 작품으로 주목받아왔는데요.
소외 받아온 사람들과 연대하고, 역사책에서 탈락한 역사를 기록한다는 여성국극 프로젝트의 의미를 들어봅니다.
김수현 기자 : 여성국극이 큰 인기를 누렸는데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하셨고 90년대 말, 2천년대 초반에 잠깐 부활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았는데 또 다시 흐지부지되고, 저도 그렇게 봐왔거든요. 왜 그렇게 갑자기 쇠락을 했을까요?
정은영 작가 (미디어 아티스트) : 정말 전례 없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짧은 삶을 살았던 장르는 없었던 것 같아요. 당시 할리우드, TV 방송국이 생기고 이런 것들이 여성국극이 점점 낡은 장르로 치부되게끔 했다는 게 대중적인 의견인 것 같고요.
선생님들이 후회하고 계시는 부분들은 후학 양성을 못했다. 본인들이 당시에 너무 인기가 있어서 계속 무대에 서다 보니까 그 영화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만 알았던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날 무대가 없어지기 시작하니까 본인들이 그동안 아무 준비도 안 해놨던 걸 알게 된 거죠.
또 여성국극이 모든 사람이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 당시의 사회적인 풍토를 볼 때 살림살이는 다 남자들이 하고 있었던 거예요. 여자들은 정말로 무대에만 서고 극단의 단장을 여성이 하기도 했지만 많은 엔터 산업에서 종사해온 남성들과 다 결탁되어 있었던 거죠. 그래서 나중에 여성국극이 조금씩 인기를 잃어간다는 느낌이 들고 요즘은 방송국이 대세다, 정부에서 국립 전통을 세우려고 한다, 이럴 때 이 남자들은 너무나 빠르게 그곳으로 싹 다 이전을 해 버려요.
이번에 창극 '정년이'를 올렸던 국립국극단의 초대 단장이었던 김연수 선생도 한국의 판소리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분인데 여성국극의 초기 역사에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이거든요. 근데 60년대에 박정희 정권이 국립창극단을 만든다고 했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이동을 하시죠.
당시 정권은 한국이 강하고 부자인 부강한 나라를 원했기 때문에 여성 전통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견해들도 있어요. 그래서 보다 더 남성적인 전통, 서구 열강과 비교했을 때도 처지지 않는 힘을 가진 전통을 만들고 싶어 했던 거죠. 그런데 여성들만 많이 무대에 서는 건 좀 너무 약해 보였고.
그런 식으로 자연스러운 수순을 겪다가 70년대가 되면 많은 공연 비평가와 창극 연구자들이 입을 모아서 여성국극을 폄훼하기 시작해요. 이거는 나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일이었고 여성국극은 사실 대중의 저속한 취향이었을 뿐이다, 못 배운 여자들이 코스튬 플레이를 한 거다라는 식으로 몰아가면서 완전히 정치, 경제, 평단, 공연 흥행사까지 전부 힘을 함쳐서 여성국극을 외면하기 시작한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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