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러 합동훈련 할 수 있다, 왜 안 되겠나”

소치 토론클럽 회의에서 공개 발언
북한군 파병 관련 구체적 언급은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소치/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북한과 합동 군사훈련을 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켜보자. 우리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왜 안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지난 6월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을 언급하며 “조약에는 상대 국가가 침략을 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제4조도 있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조약이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윤곽을 명시했다며 “역내 안정의 신호”라며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소비에트연방 시절 이후 만료된 조약과 비교하면 사실상 새로운 것은 없다”고도 했다.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에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있었음을 언급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 우크라이나 정부 등이 1만여명 규모의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된 것을 확인한 가운데 양쪽 합동군사훈련 가능성을 거론하며 밀착 분위기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은 북한군 배치를 분명히 확인하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1만1천명 중 일부가 전투에 투입돼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교전을 벌였다는 우크라이나 정부 주장과 관련 “살펴보고 있는 사안”이라고만 밝혔다. 앞서 미국 언론을 통해 익명의 당국자들이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과 사상자 발생 사실을 밝혔으나, 국방부는 공식 확인은 하지 않고 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장은 확인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파병 북한군의 규모가 1만~1만1천명 사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군이 아직 추가 파병은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싱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적법한 공격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