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20여명 포함… '친일파' 명단 공개된 그 날[오늘의역사]

유찬우 기자 2024. 11. 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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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8일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 명단' 등이 포함된 친일인명사전을 공개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기준에 따라 선정된 인물에 대해 "일제강점기 당시 구체적인 반민족행위와 해방 이후 주요 행적 등을 수록했다"고 밝혔다.

총 3권, 3000여쪽에 달하는 친일인명사전은 을사늑약을 전후로 1945년 8월15일까지 민족 수탈을 지지한 4389명의 주요 친일행각과 광복 이후의 행적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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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악재에도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친일인명사전을 내놨다. 사진은 '친일파' 명단에 포함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2009년 11월8일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 명단' 등이 포함된 친일인명사전을 공개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기준에 따라 선정된 인물에 대해 "일제강점기 당시 구체적인 반민족행위와 해방 이후 주요 행적 등을 수록했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는 1994년부터 사전편찬 작업에 착수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당시 한반도 침략을 지지한 인물들을 위주로 정리했다. 또 일제 식민 통치에 협력하며 독립을 방해한 이들도 분류했다.

총 3권, 3000여쪽에 달하는 친일인명사전은 을사늑약을 전후로 1945년 8월15일까지 민족 수탈을 지지한 4389명의 주요 친일행각과 광복 이후의 행적 등을 담고 있다.

친일인명사전은 2001년부터 편찬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만 편찬작업 돌입 전 외환위기 등을 겪어 후원 회원이 주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003년 12월에는 국회 측 예산 5억원이 삭감되면서 다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수록예정자 명단이 공개되자 대상자 유족과 보수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당시 시대 상황과 업적을 감안하지 않았다며 선정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 일부 후손은 이의신청 및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장면 전 총리는 국민총력천주교경성교구연맹 이사직을 맡았다는 이유로 사전에 등재됐다. 사진은 장 전 총리의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하지만 국회에서 삭감한 예산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 운동으로 채워졌다. 2009년 11월6일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장지연·엄상섭 등 유족이 제기한 게재금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이 기각해 발간할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인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장면 전 국무총리, 음악가 안익태, 언론인 장지연 등이 있다. 여기에 독립유공자로 지정됐던 인물도 20명가량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박 전 대통령은 1939년 일제 수하의 만주국 군관에 일본계로 지원했다. 당시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 박정희.'라는 혈서를 함께 제출했다. 또 우수한 성적으로 군관을 졸업한 뒤 일본군 소위와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한 것이 문제 됐다.

장 전 총리는 매달 첫째 주 미사를 지낸 뒤 단체로 신사참배를 갖는 국민총력천주교경성교구연맹 이사직을 맡아 사전에 등재됐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1938년 일본 왕 즉위식 당시 축하 작품으로 사용되던 일본 관현악 '에텐라쿠'를 그대로 차용해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 ─ 에텐라쿠>를 발표했다. 또 1942년 만주국 건국 10주년 경축 기념식에서 <만주환상곡>을 작곡해 기념음악회를 지휘했다.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잘 알려진 장지연은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독립유공자였다. 하지만 1914~1918년까지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700여편의 글을 싣는 등 친일 행적이 알려졌다.
애국가를 만든 안익태도 친일파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사진은 안익태의 모습. /사진=유튜브 캡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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