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에도 매년 블록버스터 연출… 리들리 스콧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년에 1편꼴로 신작을 선보인다.
스콧 감독 영화의 특징은 '비주얼'이다.
'블레이드 러너'(1982)는 흥행에 참패했으나 '영화작가' 스콧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지난달 31일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스콧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번쩍이는 아이디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래디에이터' 등 2000년 이후 연출 영화만 19편
"광고 2500편 제작... 영화학교보다 많이 배워"
1년에 1편꼴로 신작을 선보인다. 제작비가 적은 영화가 아니다.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훌쩍 넘는 블록버스터인 경우가 많다. 1937년 11월 30일에 태어났으니 딱 87년을 살았다. 영국 출신 할리우드 감독 리들리 스콧에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그는 새 영화 ‘글래디에이터2’의 개봉(13일)을 앞두고 있다.
만드는 영화마다 화제작
최근 몇 년 동안 선보인 영화들만 해도 화려하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이던 2021년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와 '하우스 오브 구찌'를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나폴레옹'으로 관객과 만났다. 2000년 이후 연출한 영화만 해도 19편이다. 2001년('한니발' '블랙호크다운')과 2017년에도 영화 2편('에이리언: 커버넌트' '올 더 머니')을 각각 내놓았다. 스콧 감독보다 한 살 위인 한국 영화계 거장 임권택(88) 감독이 '화장'(2015) 이후 사실상 은퇴 상황인 점을 비교하면 대단한 생산력이다. 80세 넘어서도 활동하고 있는 할리우드 감독은 그와 마틴 스코세이지(82) 정도다.
다작만 눈에 띄는 게 아니다. 완성도가 높기도 하다. '글래디에이터'(2000)는 제7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러셀 크로)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블랙호크다운’은 편집상과 음향상을 수상했다. '마션'(2015)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맷 데이먼), 각색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 연출에 바쁜 와중에 제작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 스콧 프리를 통해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2013)와 지난여름 흥행작 '에이리언: 로물루스' 등을 꾸준히 제작해 왔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한국에서 관객 200만 명을 모았고, 전 세계에서 3억5,000만 달러(약 4,900억 원)를 벌어들였다(추정 제작비는 8,000만 달러).
"단 두 문장으로 영화 설명하라"
스콧 감독 영화의 특징은 '비주얼'이다. 화려한 카메라 움직임, 거대한 규모가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글래디에이터'의 수십 년 뒤 이야기를 다루는 신작 ‘글래디에이터2’ 역시 마찬가지다. 제작비 2억5,000만 달러(약 3,496억 원)를 들여 고대 로마의 풍광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손자 루시우스(폴 메스칼)가 노예에서 검투사로 거듭나며 세상을 바꾸는 과정은 스펙터클과 액션으로 묘사된다.
지금이야 노익장을 과시하는 감독이라고 하나 영화 입문은 늦은 편이다. 40세 때 '결투자들'(1977)로 영화감독이 됐다. 두 번째 장편영화 '에이리언'(1979)으로 입지를 굳혔다. '블레이드 러너'(1982)는 흥행에 참패했으나 '영화작가' 스콧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스콧 감독은 영화계에 발을 들이기 전 CF감독으로 명성을 떨쳤다. 1984년 선보인 애플컴퓨터 광고는 광고계 전설로 종종 소환된다.
스콧 감독은 지난 9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광고 2,500편 정도를 만들며 나는 (큰 촬영)규모에 익숙해졌다"며 "광고 촬영은 시간 엄수가 가장 중요한데 어떤 영화학교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납품 기일'에 맞춰 광고를 만들며 완성도 높은 영상물을 빠르게 연출하는 법을 익혔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스콧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번쩍이는 아이디어다. "두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영화"여야 그는 제작이나 연출에 착수한다. 수십 초로 승부수를 걸어야 했던 CF감독 출신다운 업무 방식이다.
'글래디에이터2'가 대중과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스콧 감독의 눈은 이미 다른 쪽으로 향해 있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적 밴드 비지스에 대한 전기 영화를 준비 중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내 두둔하다 끝난 尹 기자회견... 고개 숙였지만 의혹은 여전 | 한국일보
- [현장] "명복을 빕니다" 대구대서 치러진 장례식… 고인은 45세 '사회학과' | 한국일보
- 내 입에 들어가는 충치 치료용 드릴이 '알리'서 파는 중국산 미인증 제품? | 한국일보
- 성기구 판매로 '환상의 세계' 안내하는 김소연 | 한국일보
- 전두환 손자 전우원 "아버지 같은 남경필 도움에 마약 끊어" | 한국일보
- 김정숙 여사 '샤넬 재킷' 반납한 것 맞다... 검찰 확인 | 한국일보
- 전용기로 여행하는 억만장자, 남들 500배 넘는 이산화탄소 뿜는다 | 한국일보
- '시신 훼손 유기' 신상 공개 결정했으나… 군 장교 "공개 거부" | 한국일보
- 박수홍 딸, 아빠 똑닮은 이목구비… 초보 아빠 육아에 쏟아진 응원 | 한국일보
- '김 여사 라인' 강기훈 행정관, 음주운전 징계 두 달 만에 복귀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