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사로잡은 K-에듀테크…그 뒤엔 '아시아의 별' 있었다

김태현 기자 2024. 11.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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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김여일 스타시아벤처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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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일 스타시아벤처스튜디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에듀테크 스타트업 팀스파르타는 일본 진출 1년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대표 통신 전자기기 업체 NEC,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유통계 은행 세븐은행, 마루소레이유법무법인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폐쇄적인 사회적 분위기 특성상 B2B(기업간 고객) 시장 진입이 어려운 일본에서 1년만에 업계 주요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건 고무적이다.

팀스파르타 관계자 역시 "일본 진출 과정에서 시장조사 및 고객사 발굴 부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팀스파르타는 어떻게 일본 시장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을까. 그 뒤에는 '아시아의 별'이 되겠다는 액셀러레이터(AC) 스타시아 벤처스튜디오(SVS)가 있다.
日 스타트업 축제서 K-스타트업의 징검다리 역할
올해 5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스타트업 축제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Climbers Startup JAPAN) 2024' 행사장 전경 /사진=김태현 기자
SVS는 올해 2월 일본계 회계법인 스타시아가 설립한 벤처스튜디오다. 한국과 일본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타시아가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의 현지법인 설립부터 세무회계까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면 SVS는 후속 작업인 현지 실증사업(PoC) 파트너와 잠재 고객 연결, 투자 유치를 위한 데모데이 등을 지원한다.

SVS를 이끌고 있는 김여일 대표는 재일교포 3세다. 일본 메릴린치증권 IB(투자은행) 부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고객사들의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았다. 이후에는 일본 IT 회사와 일본 대표 크라우드펀딩 기업 캠프파이어를 거쳐 SVS 대표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SVS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스타시아가 쌓아온 한국과 일본 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2007년 설립된 스타시아는 한국 스타트업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는 400개 이상의 고객사는 물론 금융기관과의 네트워크도 두텁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14~15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스타트업 축제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Climbers Startup JAPAN) 2023'에 참석한 이형은(오른쪽부터) 팀스파르타 글로벌 리드, 김태호 뤼튼테크놀로지 이사, 이왕재 엔라이즈 최고재무책임자, 김여일 스타시아벤처스튜디오 대표. /도쿄=김태현 기자

SVS가 진행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엑스포'(Climbers Startup Expo, CSE)다. 일본 명함관리 기업 산산이 주최하는 벤처·스타트업 행사 CSE에 한국 스타트업 30여곳을 섭외해 일본 벤처캐피탈(VC)과 기업에게 소개했다. 팀스파르타도 지난해 11월 CSE에 참여했다.

팀스파르타 관계자는 "CSE에서 NEC를 비롯해 140여개 명함을 받았다"며 "이후 SVS가 별도로 일본 교육업계 관계자를 연결해준 덕분에 현지 교육 현황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팀스파르타는 현재 NEC와 PoC를 완료하고, 사원 연수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패선 플랫폼 '누구'(NUGU)의 경우 도쿄 신주쿠 백화점에서 일본 현지 PR 파트너사와 광고마케팅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약 40여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며 "자체 운영 중인 미디어 플랫폼 코릿(KORIT)은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현지 홍보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 잃으면 신뢰도 잃는다…K-엔터·콘텐츠에 관심 커"
김여일 스타시아벤처스튜디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 대표는 일본 진출을 계획 중인 한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몇가지 조언도 남겼다. 김 대표는 "일본에 진출하고 싶다고 해서 만나보면 대부분 자사의 기술력만을 강조할 뿐 이를 어떻게 사업화할지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 한다"며 "특히, 창업초기 스타트업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미팅을 잡는 것조차 어렵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자신이 어떤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명확히 설정해줘야 일본 진출을 위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지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일본 진출을 위한 회사소개서라고 전달 받아 살펴보면 단순히 직역 수준에 머무는 경우도 흔하다"며 "직접 고객들이 사용해야 하는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신뢰의 문제로 첫 인상이 좋지 않으면 일본 내 사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IT 모니터링 솔루션을 공급하는 A사의 경우 일본에 진출하면 회사 홈페이지와 서비스 설명 페이지를 구글번역 등으로 직역해 기재했다. 그 결과 고객사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SVS는 해당 홈페이지와 서비스 설명 페이지 번역 작업을 진행했고, 고객사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김 대표는 일본 시장에 먹혀들 수 있는 업종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를 꼽았다. 김 대표는 "일본 시장을 노리는 많은 한국 스타트업은 B2B(기업 간 거래)향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관련 기업"이라며 "그러나 폐쇄적인 일본 시장 특성상 B2B를 뚫긴 쉽지 않다. 또 전자지급결제대행(PG)에 익숙치 않은 고객사를 위해 별도의 결제 시스템과 견적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는 일본 내에서 한국이 앞서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현지화만 잘 된다면 충분히 일본 내에서 경쟁력 있을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여일 스타시아벤처스튜디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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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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