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한과 합동 군사훈련 가능…트럼프 원하면 접촉 재개할 것"

(모스크바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28개국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6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와 북한의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대방이 침략 받으면 상호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북한과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에 대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왜 안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언급하며 "조약에는 상대방이 침략 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제4조도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내 북한군 파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이 자리를 기회로 그에게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며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언급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당시 "당선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원한다면 접촉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면서 "미국과의 관계 회복도 준비됐다. 공은 미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시도를 당했을 때를 언급하면서 "용감하고 남자답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는 "소련 붕괴 이후 국경을 중립으로 유지한다는 이해에 따라 인정했다"며 "중립을 지키지 않으면 러시아를 대항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현실 문제를 기반으로 갈등을 종식할 방법에 대한 회담을 열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브뤼셀=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승리 계획'에 대해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나토의 지지를 구하기 위해 벨기에를 찾았다. 2024.10.18.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가운데 일부가 전투에 투입돼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군 파병에 상응한 대응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더 많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배치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트럼프 당선인의 전쟁 조기 종식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빨리 끝내기를 원한다고 믿지만, 이것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휴전 협상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이날 EPC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서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토를 양보하는 휴전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AFP 통신이 입수한 연설문 사본에 따르면 그는 "푸틴에게 굴복하고, 물러서고, 양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유럽 전체에 자살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일부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타협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충분한 무기가 필요하다"며 "푸틴과의 포옹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분 중 일부는 20년 동안 그를 껴안아 왔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