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민심 파고들며…두 번 모두 ‘미국 우선주의’ 무기로 승리[다시, 트럼프]
부동산 재벌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78)은 이번 대선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1946년 6월14일 미국 뉴욕주 퀸즐랜드에서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였던 부모의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1964년 뉴욕군사학교를 졸업하고, 4년 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 학사를 취득했다. 그는 부친의 부동산 기업 ‘트럼프 매니지먼트’의 회장으로 취임한 후 코모도어 호텔 경영, 트럼프타워 개발권 획득 등 뉴욕 맨해튼을 근거지로 부동산 사업을 벌였다. 소유한 호텔·카지노 네 곳에 대해 파산 신청을 해 사업가로서의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그는 일찌감치 정치에 관심을 보였다. 1987년 공화당원으로 등록한 그는 그해에 ‘미국이 자국을 보호할 여력이 있는 국가들에 대한 방위비 지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신문 광고를 냈다.
가업 물려받은 부동산 재벌
서바이벌 예능 출연해 인기
‘MAGA’ 슬로건으로 돌풍
대선 불복·성추문 얽히기도
같은 해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선출직에 출마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지만 “대선은 다른 문제”라며 여지를 남겼다.
2000년에는 중도 성향의 신생 정당인 개혁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가 탈락했다.
1990년대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그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대중에게 인지도를 쌓았다. 2004년 사업가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어프렌티스>를 제작해 11년간 출연하며 인기를 구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5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미국 사회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몰락은 값싼 수입품과 끝없이 몰려드는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을 들고나왔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 세우기’ ‘중국산 제품 고율관세’ ‘동맹국으로부터 미국 세금 돌려받기’ 등 대중이 알아듣기 쉬운 공약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제치고 이듬해 1월20일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전 세계를 균열시켰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한국에 방위비분담금 인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을 촉구했다. 중국산 제품 고율 관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 제재 등 중국을 겨냥한 보호무역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8년 6월, 2019년 2월, 6월 등 세 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2019년 미국 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북한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리를 빼앗긴 트럼프 당선인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됐다. 2022년 11월 그의 범죄 혐의에 대한 특별검사가 임명돼 백악관 기밀서류 무단반출,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 선동 혐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기소를 당하는 등 네 건의 형사 사건에 얽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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