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머플러 응원' 만든 장본인… 서한국 KIA 응원단장 "정말 멋진 그림 나왔죠"[인터뷰]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홈경기 뿐만 아니라 원정경기에도 매번 나타나는 응원단장이 있다. 2016시즌부터 KIA 타이거즈 응원을 책임지고 있는 서한국 응원단장이 그 주인공이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2017시즌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서한국표' 한국시리즈 응원은 웅장하게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수놓았고 KIA는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서한국 응원단장을 만나 그의 KIA 응원 이야기를 들어봤다.
2022시즌 5월부터 시작된 전경기 응원 신화
서한국 응원단장은 2022년 5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홈경기 외 원정경기에서도 응원단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KBO리그가 1주일에 6경기씩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불가능한 영역에 도전한 셈이었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대표이사님께서 (어느날) 지방 원정 응원은 왜 가지 않는지에 대해 물어보셨다. 저는 '부산 사직야구장에 가면 대부분 롯데 자이언츠 팬분들 계신다'고 설명했다. 그랬더니 대표이사님은 '한, 두 명이라도 KIA팬분들이 계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부터 우리 응원단이 지방 원정경기에도 나서게 됐다"며 전경기 응원을 펼치게 된 계기에 대해 밝혔다.
효과는 엄청났다. 2022시즌보다 2023시즌, 그리고 2023시즌보다 2024시즌 지방 원정경기에 참여한 KIA팬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2024시즌 KBO리그 최초 1000만 관중 달성에 한 축으로 작용했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KBO리그 최초로 단일시즌 전경기 응원을 펼친 응원단장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부산, 대구, 창원에 있는 KIA팬들이 응원단의 존재로 인해 응원을 하면서 (홈팀팬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됐다. 내심 저희의 존재를 든든하게 생각하시더라. 지방 원정 응원을 오신 KIA팬분들의 감사 인사를 많이 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었다. 개인 시간도 없었다. 치어리더 분들도 매일 공연을 준비했다. 그 와중 새로운 걸 보여줘야하니 연습 시간도 부족했다. 여름엔 더위도 찾아왔다. 그래도 팬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시니까 한 경기씩 힘을 내며 응원을 펼칠 수 있었다"
서한국표 한국시리즈 응원, 장관을 이루다
서한국 응원단장의 노력과 열정을 선수들이 알아챈걸까. KIA는 2024시즌 신구조화를 앞세워 정규리그 1위를 질주했다. 2위팀과 만날 때마다 승리를 거두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결국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2024시즌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서한국 응원단장으로서는 2017시즌 이후 2번째 맞이하는 한국시리즈였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5위 결정전부터 경기장을 갔다. 포스트시즌에는 정규리그와 다른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응원단 스태프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내줬다. 고민 끝에 결정한 응원이 있었는데 (실제로 훌륭한 응원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고 한국시리즈 응원을 준비한 과정을 말했다.
서한국표 2024시즌 한국시리즈 응원은 '머플러 반반응원'이었다. 2017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안치홍의 등장곡 때 응원도구 '클리퍼'로 빨간색과 노란색을 시간차로 보여줬던 응원에 힌트를 얻었다. 이번엔 머플러를 활용한 '반반응원'에 나섰다. 구역별로 빨간색과 노란색 머플러를 번갈아 노출하는 응원이었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펼쳐진 연습경기에서 시험삼아 (머플러 응원을) 도전했다. 잠깐 했을 뿐이었는데 우리 팬들이 잘 따라서 해주셨다. 잘 될 것 같았다. 그래서 1차전부터 시도했는데 마치 합숙하시고 오신 분들처럼 완벽하게 해주셨고 정말 멋진 그림들이 많이 나왔다"고 눈을 반짝였다.
실제 반반응원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수많은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빨간색, 노란색 머플러가 교차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챔피언스필드 1루 원정석에서 바라본 반반응원은 상대를 주눅들게 만들었다. 방송사 중계화면에도 반반응원의 웅장한 모습이 많이 잡혔다.
특히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뿐만 아니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KIA 원정팬들의 머플러 반반응원이 웅장하게 펼쳐졌다. 지난 3년간 대구에서도 빠짐없이 원정응원을 펼쳤던 서한국 응원단장의 노력과 머플러 반반응원의 위력이 고스란히 나타난 순간이었다. KIA는 원정응원단의 열기에 힘입어 4차전을 9-2로 이기고 한국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한 채 광주로 이동했다.
두 번째 우승, 이번엔 눈물을 참다
지난 10월28일 펼쳐진 대망의 5차전.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런데 경기 초반부터 양현종이 르윈 디아즈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해 1-5로 끌려갔다.
하지만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가득 채운 KIA 홈팬들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서한국 응원단장의 진두지휘 아래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선수들의 응원가가 크게 울려퍼졌고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반반응원까지 이어졌다.
KIA는 5회말 최형우의 솔로포와 상대 폭투를 틈타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6회말과 8회말 1점씩을 보태 7-5로 앞서 나갔다. 8회말을 마친 후 챔피언스필드에는 승리를 확신하는 '남행열차'가 흘러나왔다.
수많은 KIA팬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응원을 이끈 치어리더들도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서한국 응원단장은 9회초 종료 후 우승을 확정한 순간에도 애써 눈물을 참았다. 2017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펑펑 눈물을 쏟아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2017년엔 여러 감정들이 폭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번엔 '이 우승의 순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더 크게 밀려왔다. 타이거즈 왕조를 이루고 거기에 걸맞는 응원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말했다. 최고의 순간에도 또 한 번의 빅스텝을 꿈꾼 셈이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단일시즌 144경기를 모두 응원한 서한국 응원단장. 2024시즌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최고의 자리도 올라섰다. 이젠 왕조를 꿈꾸며 그의 어울리는 응원을 연구한다. 서한국 응원단장의 '열광하라 타이거즈'는 현재진행형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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