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트럼프가 요구해도 “사퇴 안 한다”...추가 금리 인하 예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임기를 마치겠다고 못 박았다.
또 두 차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여전히 성장을 억제하는 수준이라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미 재정적자가 위험한 경로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사퇴하라고 요구하면 의장 직에서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에 “노(No)”라고 단 칼에 잘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발탁했지만 밀월은 오래 가지 못해 대통령 임기 내내 파월과 마찰을 빚었다.
이번 선거 유세 기간에는 파월을 해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게는 그럴 권한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변호사 출신인 파월은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고하거나 의장 직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행동은 “법에서 허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파월은 최근 탄탄한 경제 지표, 또 증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더 내릴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표가 좋기는 하지만 지금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긴축적인 상태라면서 연준이 앞으로도 금리 인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양대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연준이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앞서 9월 이례적으로 0.5% p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이날 예상대로0.25% p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다만 파월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 가운데 한 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예상보다 조금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파월은 12월 금리 인하 여부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미 경제 활동은 양호하다”면서 “12월이 돼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토대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11월 고용동향, 10월과 11월 인플레이션 지표, 그리고 여러 수많은 경제지표들을 토대로 금리 인하가 필요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은 트럼프 당선으로 연준의 경제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예상은 잘못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이 연준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파월은 “단기적으로 선거는 연준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행정부 정책 변경으로 통화정책 기조가 달라질 수는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파월은 “원칙적으로 어떤 행정부의 정책이나 의회에서 입안된 정책들이 시간을 두고 경제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요인들과 함께 이런 경제적 효과들을 예측하는 것은 연준의 경제 모델에 포함될 것이라고 이를 감안해 통화정책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연준이 당장 금리 인하 기조를 접기보다 트럼프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확인되면 기조 수정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파월은 아울러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와 전반적인 재정정책이 경제에 역풍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내년에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미 재정적자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이런 경고가 나왔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트럼프가 약속한 정책들이 실행되면 미 국가 부채가 앞으로 10년에 걸쳐 7조8000억달러(약 1경원) 증가할 전망이다.
파월은 “연방정부의 재정, 재정정책이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접어들었다”면서 “경제 규모에 비례한 미국의 부채 수준은 부적합한 것은 아니지만 그 경로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파월은 이는 궁극적으로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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