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여성 작가 2인전 ‘Bouncy Holiday-ABANG(아방), FRAGILE(프레자일) ’, 압구정 SH GALLERY SEOUL
서울 압구정 SH GALLERY SEOUL가 오는 14일 한국과 일본 여성 작가 ABANG(아방), FRAGILE(프레자일)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탐구한 자유와 일상, 그리고 삶에 대해 그린 일상 속 특별한 시선의 작품을 비교한 ‘Bouncy Holiday’전으로 초대한다.
‘Bouncy Holiday’의 두 작가는 사회가 당연게 여기는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던 장소와 감정을 낯설고 신선한 방식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Bouncy Holiday’는 일상 속 비일상적인 순간을 떠올리게 하며, 일상과 자유, 그리고 삶의 순간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고 섹시한 예술적 감성’을 표현하는 독창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아방과 사생관(死生觀)을 주제로 하여 풍선처럼 생긴 몸을 가진 ‘Fragile Creatures’를 창작하는 FRAGILE, 두 여성 작가 만남이 기대된다.
ABANG(아방)의 작업은 자유와 섹시함에 대한 예술적 표현을 탐구하는 개인적 바람과 욕망에서 출발한다. 자유로운 삶은 “왜 당연하지?” 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기존 통념에 도전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그녀는 사회가 당연시하는 사물과 역할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비일상적인 감각을 전달하고자 한다.
또, ‘섹시한 삶’은 내면을 거 침없이 표현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하며 원하는 것을 자유롭고 활기찬 색감으로 표현하고, 실패와 미완성의 흔적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체해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꼴라주 작업, 또는 파손된 석고상을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온전함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것도 당연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이다.
그녀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 기존의 사물을 다르게 변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해프닝 또한 작업의 일부로 생각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익숙한 장소와 풍경을 낯설게 느끼게도 하고 그 어떤 것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의도를 표현한다.
‘감정을 시시때때로 들여다보며 세세하게 쪼개어 분류한다. 어떨 때는 도움되지만 어떨 때는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아름답게 포장하기 힘든 욕망, 드러내고 싶지 않은 찌질함, 나만 알고 싶은 괴짜성만 드러낸 얼굴들을 그려본다. 숨기고자 하는 것은 드러내고, 모두가 아는 평범하고 단정한 모습은 드러내지 않는다’
전시란 그녀의 일련의 시간과 감정을 가장 납작하고 간결하게 압축하여, 포장 없이 풀어놓은 선물 같은 것이라 말하는 그녀의 말처럼 ‘Bouncy Holiday’ 전시는 좋아하는 도시에서 발견한 선물 같은 장면을 자유로운 선과 채색으로 채운 드로잉을 중심으로 확장하여 대부분 작품이 작은 드로잉북에서 출발하였고 스케치 없이 그렸기 때문에 터치는 발길 닿는 대로 여행했던 그때의 그녀를 대변한다고 말한다.
FRAGILE(프레자일)그녀는 1980년대의 팝아트와 포스트모더니즘, 특히 제프 쿤스에게 큰 영향을 받아 일반적으로 축제적이며 대량소비적 가치를 연상시키는 풍선 이미지를 인용하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생명의 빛’을 주제로, 포식자와 피식자 그리고 이들이 공통으로 지닌 뼈를 모티프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멀리서 보면 이 작품은 공산품처럼 차가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독특한 질감이 드러난다.
실제 동식물의 표면은 피부, 털, 발톱 등 같은 색과 모양이라도 미세한 개체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세밀한 붓터치와 에어브러시의 입자를 활용하여 표현한다.
한눈에 보기에는 귀여운 색감과 형태가 눈길을 끌며, 작품의 주제인 사생관(死生觀: ‘죽음’에 중점을 두고 ‘삶’을 생각함)을 직접적으로 느끼기 어렵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 또한 겉으로 보기만 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작가는 말한다.
“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몸을 가진 이 존재들은 아주 위태로운 균형 속에서 살아가고 인간은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때로는 의식적으로 수많은 생명으로부터 터전을 빼앗아 갑니다” 반려동물, 식용, 또는 관상용 목적으로 과도하게 생산·소비되는 생명들, 병·재해, 전쟁, SNS 상의 비방과 같은 이유로 사라지는 생명 등 일상에서는 ‘실감나지 않는 죽음’이지만, 그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기에 더욱 삶을 만끽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창작을 통해 오늘날 인간이 되풀이하며 소비하고 있는 생명에 대한 문제를 작품 속 세계와 현실을 겹쳐 ‘Bouncy Holiday’ 전시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전시 오프닝인 11월 14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아방과 프레자일 작가가 참여하며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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