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트럼프 당선과 부족한 군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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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군의관이 아닌 일반병(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이 올해 1000명을 넘어섰다.
입대 목적의 휴학자 중 상당수는 의대 증원에 반대해 수업을 거부한 후 군의관(39개월)보다 짧은 일반병(육군 18개월)으로 군 복무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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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안보에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고된다. 하필이면 대한민국 군인이 '의료 취약지'에 내몰렸을 때와 시기가 겹친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은 주한미군에 대해 한국이 내야 할 연간 방위비 분담금으로 내년에 우리가 낼 돈의 9배인 100억달러(13조원)가 적당하다고 주장해왔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우리 군(軍)의 안보태세를 점검, 재정비해야 할 '이때' 우리 군인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질 '군의관'이 부족하다.
군의관은 연간 2100~2400명 선을 유지하며 군인 의료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전공의 대거 사직 이후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엔 전체의 무려 5분의 1가량(498명)이 상급종합병원에 파견됐다. 실제로 '우리 아이가 진료를 제때 받지 못했다'는 글이 군인 가족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다. 정부는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메꾸기 위해 '아랫돌 빼서 윗돌 막기'식으로 군의관을 군대에서 빼 왔지만, 의료공백이 9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아랫돌이 빠진 구멍은 여전히 뚫려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군의관이 아닌 일반병(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이 올해 1000명을 넘어섰다. 국방부와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일반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총 1052명으로 5년 전인 2019년(112명)보다 9.4배, 지난해(267명)보다 4배나 많다. 의대생이 군에 입대했다는 건 '군의관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아직 의사 면허가 없는 의대생은 군의관이 될 수 없어서다.
입대 목적의 휴학자 중 상당수는 의대 증원에 반대해 수업을 거부한 후 군의관(39개월)보다 짧은 일반병(육군 18개월)으로 군 복무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복무 기간을 21개월이나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그간 의대생 사이에선 군의관 복무 기간이 육군 현역병 복무 기간(18개월)보다 지나치게 길다는 불만이 제기돼온 것으로 전해진다.
기자가 만난 한 의대생은 "어차피 지금 휴학계를 냈는데, 이 기간에 차라리 일반병으로 입대하면 군의관보다 복무 기간도 줄이고, 현재의 의정 갈등이 군대 다녀온 후 어느 정도 정리돼있지 않을까 여겨 입대했거나 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 의대 교수는 "나 때는 군의관으로 입대해 장교 대우를 받으며 편하게 군 생활을 했지만, MZ세대 의대생이 21개월이나 더 오래 복무하면서까지 군의관을 가려 하겠느냐"며 "차라리 짧고 굵게 다녀오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게 낫다고들 여긴다더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종전국이 아닌, 휴전국이다. 언제든 전시상황이 닥칠 수 있고, 군인 누구든 훈련 또는 전쟁 발발 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위험에 노출돼있다.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훈련 강도를 높여야 한다면 부상자가 늘 수 있는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현직 군의관이 차출되는 상황에서 군의관 기피 현상까지 더해진 지금의 상황이 장기화하면 결국 군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한미 동맹이 출발하기 전, 의정 갈등을 하루빨리 종식해야 할 또 다른 이유인 셈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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