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은 신화이자 은유”, 정신의학 전복한 ‘그 책’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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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은 은유일 뿐이다.' 수전 손택은 암을 진단받고 병에 대한 말들을 분석한 뒤 책 '은유로서의 질병'을 썼다.
윤삼호 장애인 활동가는 이 책에 영향을 준 책으로 '정신병의 신화'를 꼽는다.
토머스 사스는 1961년에 쓴 이 책에서 '정신병은 질병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질병을 과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개념을 수용한다면 "정신병은 신화이고 은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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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의 신화
토머스 사스 지음, 윤삼호 옮김 l 교양인 l 2만5000원
‘정신병은 은유일 뿐이다.’ 수전 손택은 암을 진단받고 병에 대한 말들을 분석한 뒤 책 ‘은유로서의 질병’을 썼다. 윤삼호 장애인 활동가는 이 책에 영향을 준 책으로 ‘정신병의 신화’를 꼽는다. 토머스 사스는 1961년에 쓴 이 책에서 ‘정신병은 질병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질병은 진단이 없더라도 질병으로서 존재한다. 환자는 자의로 의사에게 가 진단을 받고, 의사는 병리학적 조사를 통해 질병을 특정하고, 질병이 개선되도록 안내한다. 하지만 정신병은 의사의 진단을 통해서만 존재하며, 비자의적인 경우가 많고, 진단은 꾀병과 병을 구분하지 못하며, 문화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게으른 성인, 임신한 처녀는 ‘광인’이었고, 동성애는 1973년에야 정신병에서 제외되었다. 질병을 과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개념을 수용한다면 “정신병은 신화이고 은유”다.
토머스 사스가 정신의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이 책을 쓴 것은 뉴욕에서 정신과 의사를 하던 중이었다. 보건국은 대학 쪽에 해임하라는 서신을 보냈다. 정신의학계에서는 그의 의견을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데이비드 로젠한은 ‘제정신이 아닌 곳에서 제정신으로 살기’ 실험으로 실제 정신병을 꾸밀 수 있음을 증명했고, 프랑코 바실리아는 이탈리아에서 정신병원 폐쇄를 단행했다. 정신장애 당사자들은 억압적 정신의학 개입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고 ‘매드 프라이드’를 외쳤다. 엠알아이(MRI) 등을 통해 정신질환 병변을 발견하고 실제 약물을 통해 증세를 완화할 수 있는 현재에 와서도 책은 은유적 가치를 넘어 사상적 프런티어 역할을 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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