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덩샤오핑·시진핑 세대, 키는 커졌지만 변하지 않은 건…

구둘래 기자 2024. 11. 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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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인민의 초상 개혁개방에서 시진핑까지 중국의 두 세대가 건너온 강 피터 헤슬러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l 글항아리 l 3만2000원 "책을 이미 출간한 것을 다행으로 아세요. () 지금이라면 출판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1996년 평화봉사단으로 중국 충칭의 푸링사범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미국인 피터 헤슬러는 자신의 경험을 '리버 타운'이라는 책으로 써서 출간했다.

댐 공사로 수몰이 예정된 지역의 친절하고도 낯선 일상을 담백하게 묘사한 글은 2001년 중국에서도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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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인민의 초상

개혁개방에서 시진핑까지 중국의 두 세대가 건너온 강

피터 헤슬러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l 글항아리 l 3만2000원

“책을 이미 출간한 것을 다행으로 아세요. (…) 지금이라면 출판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1996년 평화봉사단으로 중국 충칭의 푸링사범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미국인 피터 헤슬러는 자신의 경험을 ‘리버 타운’이라는 책으로 써서 출간했다. 댐 공사로 수몰이 예정된 지역의 친절하고도 낯선 일상을 담백하게 묘사한 글은 2001년 중국에서도 소개되었다. 이후에도 프리랜서 기자로 베이징에 머무르고 여러 편의 중국 관련 저작(‘컨트리 드라이빙’ ‘갑골문자’)을 펴낸 저자는 푸링으로 돌아갈 생각으로 교직을 신청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는다. 주위의 조언에 따라 쓰촨대학에 교직을 신청하자 바로 승인되어 2019년 가족과 함께 청두로 이주한다.

그사이 그는 중국계 미국인과 결혼해 쌍둥이의 아빠가 되었다. 중국 역시 달라졌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사람들의 키다. 이전에는 사진을 찍으면 그의 머리만 우뚝 솟아 있었던 반면에 지금 지하철에서는 청년의 겨드랑이가 눈앞에 있다. 푸링에서는 전체 열 명 중 한 명이 다른 형제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대학으로 진학한 반면, 쓰촨에서는 사촌을 형제처럼 여기는 ‘한 자녀 집안’의 아이들이다. 규제와 검열 등의 정치적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중년이 된 푸링의 학생들과 여전히 편지로 소통해왔고, 그들의 자식 세대인 쓰촨의 학생들과 논픽션 과제를 통해 교류한다. 곧 세계는 코로나19로 혼돈에 접어들고 다 알다시피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었다. 중국인의 글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저자는 중국인의 생각에 객관적으로 또는 유머러스하게 다가간다. 하지만 일상 묘사도 ‘정치’가 되는 곳이 중국이다. 미국 저널리스트의 귀납법적 접근에도 중국은 ‘정치’라는 연역법으로 보여진다. 그런 긴장감이 책 내내 조마조마하게 흐른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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