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최고치 美증시…숨죽인 코스피
정책보단 경기사이클·통화정책에 움직여
미 증시·가상자산에 쏠리는 기대감
더 강력한 자국 중심주의로 돌아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안도감 보단 불안감으로 묘사되고 있다. 중국을 위주로 강화될 무역장벽이 세계 교역환경을 흔들고, 투자자들은 불안한 수출 중심 국가에서 '안전한 미국'으로 빠르게 짐을 쌀 것이란 시나리오다.
금리인하 국면이므로 내년 국내 증시를 벌써 낙담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독주를 시작할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시장이 '축제' 분위기인 것과는 비교된다.
'트럼프 2기' 국내증시, 정책보단 경기사이클·통화완화 '중요'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집권 1기를 보면 트럼프 당선이 한국 증시에 부정적이라 하긴 어렵다"며 "수익률을 결정한 건 요란한 정치적 잡음이 아닌 경기사이클과 통화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경기확장과 통화완화가 진행된 시기에 증시가 상승했고, 경기가 위축되고 통화긴축이 이뤄진 시기엔 증시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연도별로 분석해보면 경기 확장기로 금리인상이 3회 실시된 2017년엔 코스피 연간 수익률이 21.8%였지만 경기가 위축된 2018년엔 금리인상 4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수익률이 –17.3%로 돌아섰다.
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양적완화와 금리인하가 함께 이뤄지며 경기 확장기였던 2020년엔 코스피 지수가 30.8% 상승했다. 내년엔 느린 경기확장과 통화완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놓을 정책들과는 별개로 거시환경에 따른 상승세를 기대해볼 구간인 셈이다.
무역분쟁 영향 제한적이지만…기대감은 미국·코인으로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연구원은 "관세율 인상에 따라 무역분쟁이 심화할 수 있고 보조금 정책의 대폭 수정 등 트럼프 정부의 통상·대외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로 미국과 미국 외 주식시장의 수익률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국내 기업들에서 중국보다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커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무역분쟁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 방향성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적이며 현재 이익전망이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달러 강세 환경도 국내 증시 이탈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교역 위축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교역 위축의 충격이 덜한 미국 경제는 나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달러화 강세는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달러당 1400원 전후가 유지되다가 연말엔 1350원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 절하에 나설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며 "원화 약세 정책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한국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증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트럼프 2기'의 또 다른 특징은 가상자산시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후 비트코인 1개 가격은 7만6400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약 이행 의지에 대해 시장이 의심할 수 있지만 이미 디지털자산 산업이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이 됐고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생각도 분명해보인다"며 "올해 중요 이벤트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었다면 내년엔 트럼프발 규제완화 효과에 시장이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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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다운 기자 jd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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