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직 전공의, 수련병원 복귀하더라도 내년 3월 입대해야"

김규빈 기자 조유리 기자 2024. 11. 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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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한 번에 입대자 몰려…입대 방식 국방부와 논의"
복지부 "하반기 수련 특례 등 기회 많이줘…현행 규정대로 해야"
한 군의관이 진료를 하고 있다 2024.3.2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등이 9개월째 의료 현장을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군 미필 사직 전공의들은 내년 상반기에 '수련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수련 병원에 복귀를 하지 못할뿐더러 입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8일 병무청 관계자는 뉴스1에 "(미필) 사직 전공의들이 내년에 군대를 가지 않을 방법은 현실적으로 단 하나도 없다"며 "본인 의사에 의해 퇴직을 했으면 입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하다 보니) 한 번에 입대자가 몰리게 됐다"며 "(한 번에 입대할지 아니면 몇 년에 걸쳐서 입대를 할지 등) 이 부분에 대해 국방부에서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사직 전공의는 9000명에 달한다.

'올해 사직을 했다가 내년 2월에 수련병원으로 복귀해도 입영 대상자에 포함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병무청 관계자는 "맞다"며 국방부, 복지부에서 협의를 통해 다른 방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규정은 그렇게 되어 있다"고 답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병무청은 본과 4학년 의대생, 의사 면허가 있지만 전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의사 등에게 지난달 31일까지 지원서를 받았다. 이후 국군방첩사령부는 약 한 달간의 신원조회를 거쳐, 내년 2월10일까지 입영대상을 확정짓고 당사자에게 통보하게 된다. 의무장교와 공보의의 입영은 내년 3월 중순이다.

통상 병무청은 의무장교를 우선적으로 충원한 후 나머지 인원을 공중보건의사로 분류한다. 공중보건의사 등의 관리규정에 따르면 전공의 과정을 장기간 이수한 사람, 의사국가시험의 전환 성적이 우수한 사람, 신체등급이 높은 사람 등을 우선 배정한다.

현행법상 의과대학, 치과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 중 병역판정 검사 4급 이상인 사람은 수련병원 취업 시 의무사관후보생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 때문에 의대생, 휴학생 신분으로는 일반 병사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턴, 전공의 신분으로 수련을 하고 있을 때는 의무사관후보생 신청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군 복무가 자동으로 연기된다. 만약 사직 등을 이유로 수련병원을 이탈하는 순간 상황이 급변한다. 사직 전공의는 징집 대상이 되고 설령 수련병원에 다시 복귀하더라도 군 입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현행 규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뉴스1에 "인턴, 전공의로 수련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을 하면 중간에 사직을 하더라도 의무사관 후보생에서 제외가 되지 않아서 일반병으로 군대를 갈 수가 없다"며 "전공의로 근무를 하는 중에는 병역이 '연기'가 되는 상황인데, 사직을 해버리면 '연기'를 해줄 이유가 사라지니 그다음 해에 입영통지가 오면 입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직 전공의가 수련병원에 복귀할 경우 입대를 미룰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번 하반기 모집 등 (정부에서는) 여러 특례와 기회를 많이 줬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공의들이 복귀 의사가 없으면 그런 제도적인 허용이 다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병무청에서는 병역 자원 관리를 하기 때문에 항상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병무청과 (수련병원 복귀자에 대한 입대 연기 등) 해당 부분에 대해 논의를 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내년 입대 소식을 듣고 허망하다는 반응이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 내과를 사직한 전공의는 "(생명과 직결된) 바이탈(Vital)과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전공의를 그만뒀는데, 또다시 군병원에 끌려가서 필수의료에 종사해야 한다니 참담하다"며 "'힘들어도 버티자'는 말만 믿고 버텼는데 이제는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외과를 사직한 전공의는 "집 근처 미용 의원에 취직해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특히 가정을 꾸리고 있는 동료들도 입대 보다는 수련병원 복귀가 더 낫다는게 주된 반응이다.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이 문제도 의제로 삼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지난 4일 "학생들은 이미 군대(일반사병)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으며 사직한 전공의들 역시 내년 3월이면 입대한다"며 "그들(입대한 사직 전공의, 의대생) 이 떠난 자리, 함께 고생했던 동료를 두고서는 (수련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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