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료 생산체계 구축…농가 경영 안정화 도모

김다정 기자 2024. 11.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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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는 최근 연간 5000t의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건초 생산 체계를 갖추고 본격적인 '조사료 독립'에 나섰다.

단순히 조사료경영체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사업장 기술 전수와 운영, 생산량과 가격 결정에까지 관여하며 완벽한 자급 체계를 만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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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연간 건초 5000t 조달
수입 의존도 낮춰 축산농 도와
지역 적응 사료작물 보급 집중
경북 경주시 천북면의 한우 농장에서 송아지들이 경주에서 생산된 조사료를 먹고 있다.

경북 경주시는 최근 연간 5000t의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건초 생산 체계를 갖추고 본격적인 ‘조사료 독립’에 나섰다. 조사료 자급을 통해 축산농가 생산성 제고를 지원하겠단 의도다.

우리나라는 수확이 끝난 볏짚을 거둬 ‘사일리지화한 볏짚’ 생산량은 많지만 이탈리안라이그라스, 사료용 옥수수, 알팔파 등 ‘사료작물’로 만든 조사료는 소요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애초에 사료작물 생산량이 많지 않은데다, 최근 들어 수확한 사료작물을 건조하는 봄가을철에 비가 많이 내리며 고품질 조사료 생산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수분 함량이 높은 조사료는 보관 중 쉽게 부패하는데, 이는 가축의 설사나 질병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문제는 수입 조사료가 농가경영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정세나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검역 등의 이유로 공급이 일시에 위험해지면 갑자기 충분한 조사료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 사례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나선 대표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조사료경영체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사업장 기술 전수와 운영, 생산량과 가격 결정에까지 관여하며 완벽한 자급 체계를 만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현재 경주에는 총 3곳의 열풍 건조 조사료 생산장이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열풍건조시스템’을 도입하고, 건초 생산장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시에 따르면 자연건조 조사료는 수분 함량을 20% 이하로 낮추기 어렵지만 열풍 건조 때 10%까지 낮출 수 있다.

김태우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축산기술팀장은 “건조 방식, 포장 방법 등을 개량한 결과 지금은 연중 옥수수와 알팔파를 이용한 고품질 혼합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전했다. 실제로 볏짚을 제외한 순수 사료작물 자급률로만 보면 전국 평균은 23%에 그치지만 경주는 46% 수준에 이른다.

가격 측면에서도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당 550원 수준으로 건초를 공급하는 체계를 완비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수입 조사료 대비 3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연간 총 10억원 이상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사료작물을 선발·보급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경주 기후를 기준으로 기존엔 11월 이후 ‘호밀’이 유일하게 파종 가능한 것으로 여겼지만 재배 매뉴얼을 보급해 ‘트리티케일’ 재배면적을 늘린 것도 그 일환이다. 김 팀장은 “사료작물에도 식량안보 개념이 적용돼 위기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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