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째 네덜란드 농장 비결은? 농산물 생산·가공 ‘이원화’…시장 맞춤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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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인구·면적이 대한민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현지 바헤닝언대학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농식품 수출규모가 1000억유로를 돌파했다.
네덜란드 북부 프리슬란트 지역에 있는 이 농장의 독특한 점은 1차 농산물 생산 주체인 농장('더 흐뤼테 토르')과 채소류로 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하는 브랜드('보트마스')로 이원화돼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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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에 20~30여종 작물 재배
친환경 식품 생산…부가가치 ↑
고객 찾아가는 마케팅도 ‘주효’
네덜란드는 인구·면적이 대한민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현지 바헤닝언대학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농식품 수출규모가 1000억유로를 돌파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1223억유로와 1238억유로를 수출했다. 세계 식품 수출국 순위 2위를 지키는 농식품 강국이다.
최근 찾은 ‘보트마스 팜앤푸드’ 농장에서 성공 비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 북부 프리슬란트 지역에 있는 이 농장의 독특한 점은 1차 농산물 생산 주체인 농장(‘더 흐뤼테 토르’)과 채소류로 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하는 브랜드(‘보트마스’)로 이원화돼 있다는 것이다.
농장주 폴커르트 보트마스씨에 따르면 지금의 더 흐뤼테 토르 농장은 1400년대 중반 설립됐다. 보트마스 가문이 1850년대에 사들여 7대째 운영해왔으며, 폴커르트씨는 4년 전 농장을 물려받았다.
이곳은 54㏊(16만3000평) 규모의 농지를 가진 대형 농장이다. 감자를 비롯해 당근·비트 등 뿌리채소와 옥수수·양배추·양파 등 20∼30여종의 작물을 재배한다. 폴커르트씨가 승계한 이후로는 타임·민트·오레가노 같은 허브도 키운다.
폴커르트씨는 생육에 서로 긍정적 영향을 주는 작물들을 가까이 심음으로써 자연적인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이 농장은 20여년 전엔 유기농 인증도 따냈다.
폴커르트씨는 농장을 물려받기 전엔 마케팅을 전공한 온라인 판매 자영업자였다. 수도인 암스테르담 등지에서 사업을 했는데,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을 붙여 ‘보트마스’라는 브랜드를 2020년 출시했다. 그는 농장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친환경농산물을 활용해 절단 감자, 슬로 주스(슬러시 형태의 음료), 수프 등의 가공식품을 생산·판매해 부가가치를 더했다. 감자만을 판매하면 1㎏당 50센트(0.5유로)를 받을 수 있겠지만 세척·절단한 감자라면 2.5유로, 수프·음료 형태로 제조한 감자는 5∼7유로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폴커르트씨의 얘기다.
하지만 상품의 가치만을 무작정 높이는 것이 정답은 아닌 듯했다. 폴커르트씨가 집중한 것은 ‘내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보트마스에서 판매하는 슬로 주스 가격은 작은 크기의 한병이 2.95유로(4000원), 수프는 5.95유로(8000원)로, 현지에서 생활하는 필자 기준에서도 부담스러운 금액대다.
폴커르트씨는 이 제품들을 들고 근처 대도시인 흐로닝언 지역 병원과 체육시설을 찾아갔다. 그는 식이장애를 겪는 환자를 만나 제품을 소개하며 좋은 음식의 중요성과 효능에 대해 꾸준히 설명했다. 치료비로 수십에서 수천 유로까지 지불하던 환자들에게 보트마스의 ‘친환경 좋은 음식’은 큰 관심을 끌었다. 체력 강화에 가치를 두는 운동선수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프리미엄 제품 온라인 판매처인 ‘크리스프’를 통해 판로를 넓히고 있다.
이 농장의 또 다른 특징은 200년에 가까운 역사다. 폴커르트씨는 유기농 재배를 고수하면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백년간 쌓아온 주변 농가와의 상호 협력관계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농식품 강국 네덜란드가 쉬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천민조 네덜란드 AE RES 응용과학대학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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