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해법' 빠진 담화에…더 깊어진 친윤·친한계 갈등

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2024. 11. 8.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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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통령 담화에 친윤·친한계 또 엇갈린 반응
친한계 "김건희 라인 부정적? 강기훈 복귀시켜 놓고"
"유일한 해법은 '부부싸움 더 자주 하겠다'는 것"
친윤계 "국민 요구 부응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인 곽규택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 생중계를 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를 놓고 국민의힘 내 반응이 또 다시 엇갈렸다. 친윤계는 "변화에 대한 의지가 느껴졌다", "소탈하고 진솔했다"고 한 반면, 친한계는 답답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번 담화의 시발점이 된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않았고, 특검에 대해서도 "반헌법적"이라고 맹비난한 것에 대해 비판이 집중된다.

한동훈 대표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법과 다른 접근을 해 왔지만, 대통령 담화로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는 만큼 '특검 방어'가 더 부담스러워진 상황도 한 대표의 침묵에 무게를 더한다.

친한계, 尹대통령 '안일한' 문제의식 질타…"'박절하다'와 달라진 것 없어"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명태균씨와의 녹취가 공개된 뒤 한 대표가 지난달 28일 쇄신 개각 및 대통령실 인적 개편·김 여사 활동 중단·김 여사 대외활동 즉각 중단을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변은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친한계의 평가다.

윤 대통령은 개각에 대해서는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부터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면서도 "시기는 좀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요구한 '국면전환용' 쇄신 개각에 대해서는 재차 선을 그은 것.

또 이른바 '김 여사 라인'으로 비판받는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해 개편하라는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라인'이란 말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면서 "고위직에 대한 인적 쇄신은 당연히 국정쇄신으로 연결되는 문제다. 실무자에 대한 것은 자기 일 안 하고 말썽을 피우면 계통대로 조사하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를 두고 친한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대표적인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강기훈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음주운전으로 받은 2개월간의 징계가 전날 끝나 6일 복귀한 사실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명태균씨 등 사인(私人)과 방만하게 연락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은 더 문제라는 반응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과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소통 프로토콜이 제대로 안 지켜져 불필요한 얘기, 안 해도 될 얘기를 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그런 걸로 국민께서 속상해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통령의 부인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서 정치를 잘할 수 있게, 과거에 육영수 여사께서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시는데, 대통령에 대한 아내로서의 조언을 국정농단화시키는 것은 우리 정치 문화에 맞지 않다"고까지 두둔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윤 대통령이 말한 김 여사 해법은 '부부싸움을 더 자주 해야겠다'는 것이냐"며 "인사 개입, 공천 개입 의혹이 처신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명태균 사태를 둘러싼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도 '안일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고 해 여론이 악화됐는데, 이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

윤 대통령은 명씨에 대해 "이만큼이라도 자기를 위해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매정하게 한 것이, 본인도 섭섭했겠다 싶어서 그 때 전화를 받아줬다"고 말했다.  

尹대통령은 진솔했고 친한계는 야당 같다?


반면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이날 담화에 대해 "변화에 대한 의지가 느껴졌다"고 환영했다. 또 야권에서 윤 대통령의 담화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격앙된 반응이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하셨다"고 밝혔다.

친윤계 의원들의 반응 역시 추 원내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 요구에 부응했다"는 것이 반응이 주를 이뤘다.

나경원 의원은 "국민들의 요구를 많이 귀담아들으신 흔적이 있다"고 했고, 정희용 의원은 "대통령께서 쇄신도 생각하고 계신다고 하신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유상범 의원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 부분에 대해서 그 정도로 사과하면 엄청난 사과"라며 "민주당은 (대통령이) 큰 절을 해도 사과가 부족하다고 했을 것"이라며 야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윤 대통령 담화를 비판하는 것에 대한 언짢은 기색도 숨기지 않았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친한계 반응과 야당의 반응이 크게 다른 것이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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