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불확실성 커졌지만…'조선·반도체' 기회도 있다

유선일 기자, 김도균 기자, 임찬영 기자, 이태성 기자 2024. 11. 8.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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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한국 산업계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기회요인'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미국의 중국 제재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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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조선 협력' 메시지/그래픽=윤선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한국 산업계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기회요인'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미국의 중국 제재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 조선업 협력'을 언급해 선박·방산 부문 수혜도 예상된다. 전기차 업계는 타격이 우려되지만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기업 대응 여력이 충분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일 반도체 업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확정에 따른 악영향 우려와 함께 긍정적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받기로 한 보조금의 삭감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법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러나 반도체법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기획·입안된 점, 국가 간 신뢰 등을 고려할 때 일방적인 보조금 폐기나 대규모 축소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 제재를 강화하면 우리 반도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과 국내 통상·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대중 반도체 봉쇄 정책은 디커플링을 통해 중국 반도체 기술 발전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으로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스마트폰 기업뿐 아니라 AI(인공지능)·자율주행 등 고성능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프리미엄 반도체와 후방산업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대만 TSMC에 직접 타격을 줄 경우 우리 파운드리 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팟캐스트에 출연해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며 사실상 TSMC를 지목했다.

국내 조선업계 기대도 커졌다. 그간 공을 들인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혜가 기대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해군 MRO 사업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조선업이 쇠퇴하면서 함정의 건조보다 퇴역이 더 빠른 실정이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 대외 요인으로 기존 함정의 MRO 수요는 늘고 있다.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미국내 조선소는 신규 건조에 집중하고 MRO는 동맹국에 맡기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온 국내 조선 업계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해 온 만큼 현대차그룹 등 우리 기업 타격이 우려된다. 그러나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하이브리드 생산 일정을 앞당기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관련 주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 수정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대선 이전부터 트럼프 측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대표적으로 2020년 로버트 후드 전 미국 국방성 법제처 차관보를 현대차그룹 워싱턴사무소 부소장으로 영입했고, 성 김 전 주필리핀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도 지난 1월 합류시켰다. 두 인물 모두 트럼프 1기 행정부 주요 관료였다. 올해 3월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아칸소 주지사가 방한했을 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만나며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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