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폐물 처리 위해선 기술개발뿐 아니라 적극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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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원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 이른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의 안전한 처리를 위해선 기술적 성취와 함께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 노력도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사용 후 핵연료 관리 핵심기술개발 사업단(이하 사업단)과 한국정책학회는 7일 서울 영등포 YP센터에서 개최한 제3회 고준위 방폐물 안전관리기술 포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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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 방폐물 안전관리기술 포럼 개최
처리장 부지 확보 위한 국민 소통 강조
"두꺼운 문서 아닌 쉬운 도구 활용해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원자력발전(원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 이른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의 안전한 처리를 위해선 기술적 성취와 함께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 노력도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 고준위 방폐물 처리기술 개발 현황과 이를 실제 구현하는 데 필요한 처리장 마련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자리다. 사업단은 정부 관계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준위 방폐물 처리를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조직이다.
이영범 한국정책학회 회장(건국대 행정학과 교수)은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의 안정성이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기술적 성취뿐 아니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6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37년에 걸쳐 고준위 방폐물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관리할 처분시설 확보를 위한 기본계획을 마련했고, 여기에 필요한 연구 로드맵도 만들어 진행 중이다. 올해 당장 절차에 들어간다면 2061년이면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를 처분할 시설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좀처럼 진도가 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내 1호 원전 가동을 시작한 1970년대부터 처분장 마련을 추진해 왔으나 주민 수용성 문제에 부딪혀 조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정부는 기본계획 수립 이후 부지 공모 및 선정에 필요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원전 확대·축소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좀처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탓에 지난 50년간 쌓인 사용 후 핵연료는 각 원전부지 내 저장공간에 ‘임시’ 보관돼 있고, 이 공간조차 2030년부터 차례로 포화할 전망이다. 원전지역 주민은 사실상 이곳에 영구 저장하려는 것 아니냐며 추가적인 부지 확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대로면 아무런 대안 없이 국내 발전(전력공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원전 가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김성용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도 대형 지하연구시설 구축 계획이 추진돼 고무적”이라며 “조속히 특별법이 제정돼 처리장 부지를 제때 선정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고준위 방폐물 처리기술 현황 공유와 함께 원자력의 수용성 문제 해결 방안도 논의했다. 경주에 원전 설비 등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장을 운영 중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이재학 본부장은 장기적인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 신설을, 조광래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미래 세대의 인식 조사와 대표성 있는 표본집단 설계를 제안하기도 했다.
기술적 안정성만 강조한 현 소통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정재학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은 “국민 수용성을 높이려면 그 안전성을 두꺼운 문서가 아닌 쉽게 이해 가능한 ‘도구’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사업단 단장은 “원자력의 지속 가능성은 사용 후 핵연료의 안전한 관리에 달렸다”며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선 국민에게 관리 기술의 안정성을 이해시켜 사회적 수용성 확보한 가운데 처분장 부지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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