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정치의 종말
올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은 정상급 팝스타와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로부터 열렬한 지지 선언을 잇따라 받았다. 반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문화·예술 분야의 유명인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미국 현지에서는 “유명인들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는 ‘셀럽 정치’가 종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대선 직전까지 미국의 문화·예술계의 정치 지형은 민주당에 상당히 유리해 보였다. 비욘세,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같은 쟁쟁한 팝스타들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 현장에 직접 등장해 투표를 독려했다. 가수 스티비 원더·래퍼 에미넘, 배우 조지 클루니·줄리아 로버츠도 해리스 편에서 적극 선거 운동을 뛰었다. 특히 지난 9월 막강한 인기를 자랑하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면서 일각에선 중도층 표심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연예계 인사 목록은 초라했다. 공화당원의 애창곡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the USA)’를 부른 82세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 한물간 옛 프로레슬링 선수 헐크 호건 정도였다.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고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이처럼 트럼프는 ‘문화 전쟁’에서는 완패한 것으로 비춰졌지만, 이것이 ‘트럼프 대세론’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미 연예계 인사들이 평소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사실은 너무 자명해서, 이들의 지지 선언이 유권자 선택에 특별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힘들다”라며 “오히려 이들의 노골적인 정치적 행보가 대중에게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다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직후,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위프트를 따라 해리스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답한 유권자는 8%에 불과했다. 20%는 오히려 해리스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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