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포커스] 자꾸 달아나는 북한 외교관…북한의 정신승리 "갈 테면 가라"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2024. 11. 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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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입국해 있는 탈북 외교관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십니까?

지난달 10일에 탈북 외교관들이 7명이나 모이는 토론회가 있었는데요.


이날 나온 분들 말고도 비공개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고 하니까, 국내에 입국해 있는 탈북 외교관들이 적어도 10명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8일)은 이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 좀 소개를 해 드리겠는데요.

토론회 직후에 무인기 사건이라든가 북한군 파병과 같은 굵직한 이슈들이 있어서 보도를 좀 늦게 해 드리게 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에 입국해 있는 탈북 외교관들이 10명 이상이나 되고요.

해외에 파견돼 있는 노동자 유학생들도 줄줄이 탈북을 하고 있어서, 북한 당국으로서는 해외에 인력을 보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 있는 인력들에 대해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어디에서 누가 탈북을 했다 하면 계속 대표부나 어떤 작업장이나 직장이나 사업소에 세워진 규율을 철저히 지킬 데 대해 강조하고,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씩 현지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전화해서 알아보는 것 이런 식의 감시밖에는 할 수 없는 게 북한 정권이 참 안타까운 일이고요.]

하지만 아무리 감시를 강화한다고 해도 탈출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선택한 최후의 방법은 일종의 정신 승리입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북한에 어떤 얘기가 있냐면 '비겁한 자야 갈라면 가라 우리는 붉은기를 지키리라'라는 노래도 있고 그런 소위 말하자면 신념 같은 게 있습니다. 속으로 칼 품고 다른 생각하는 사람들 데리고 앉아 있어야 쌀 밖에 축낼 것 없다, 갈 사람은 가고 남아서 당과 혁명에 충실할 사람들은 충실하면 된다.]

다음으로 종교 문제에 대해서 좀 짚어보겠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일반적으로 종교 활동할 수 없다는 거, 잘 알려진 내용이죠.

그런데 북한 당국이 북한 내부의 종교 활동 때문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는 언급이 나왔습니다.


[태영호/민주평통 사무처장,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상부에서) 현 상황에서 이 종교 문제에 대해서 방치했다가는 큰일 납니다. 그러니까 이것 외교부에서 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받은 게 어떤 과업인가 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설사 교인이라고 하더라도 들어오기 전에 '절대 성경책은 가져가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외국인들한테 공지해라.]

그런데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없는 외교관들에게까지 이런 조치를 시행하라고 해서 북한 외무성이 상당히 난감해했었다고 합니다.

[태영호/민주평통 사무처장,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 상주 외교관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크리스천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에 들어올 때 성경책을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이걸 외교부가 무조건 집행하세요. 이런 지시가 떨어졌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그때 보위부하고 좀 한 번 충돌이 생겼는데. 아니 비엔나 협약에 의해서 외교관들의 소지품은 검사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그 성경책을 저희들이 뺏겠느냐.]

검증할 수는 없지만 북한 내부에 종교 활동이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는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외부 압력에 의해서 얼마나 영향을 받을까 하는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폐쇄되고 고립된 체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외부에서 압박을 가해도 별 영향이 없지 않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 외교관들은 외부에서 압박을 가하면 북한 당국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고영환/국립통일교육원장, 전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해외에서의 북한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 김정은 이름과 결부를 시켜서 비판을 하면 알게 모르게 김정은 책상 위에 보고서가 올라갑니다. 김정은으로서는 (보고서가) 올라가면 '이것 시끄럽지 않게끔 어떻게 대책을 취해 봐라' 이런 게 북한 사고방식이라 (외부의 비판이 북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씀을 드리고.]

최근에 통일하지 말자는 주장에 대해서 한 탈북 외교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류현우/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 : 김정은의 발끝 밑에서 진짜 노예의 삶을 살면서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우리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우리가 그들을 품어 안아야지 누가 하겠습니까.]

엘리트층이 계속해서 국가를 버리게 하는 체제.

지금은 견고해 보일지 모르지만 북한이라는 나라가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황지영)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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