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해요” 음원차트 휩쓴 아이돌 그룹 멤버 솔로곡

윤수정 기자 2024. 11. 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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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10 절반 아이돌 솔로곡

블랙핑크 출신 로제의 ‘APT.’(1위), 빅뱅 지드래곤의 ‘POWER’(3위), 에스파 카리나의 ‘UP’(4위), 블랙핑크 제니의 ‘Mantra(5위)…. 7일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핫100 톱5는 에스파의 ‘Whiplash(2위)’를 제외하곤 전부 아이돌 소속 멤버들의 솔로곡이 채웠다. 써클차트의 최신 ‘글로벌 K팝 차트’ 톱10 역시 과반을 아이돌 멤버의 솔로곡이 차지했다. 로제(1위), BTS 지민(3위), 지드래곤(4위), 제니(5위), BTS 진(7위), BTS 정국(8위), 카리나(9위) 등이 순위에 올랐다.

당당한 여성을 노래한 솔로곡 'Mantra'로 차트 인기몰이를 한 블랙핑크 제니. /OA엔터

아이돌 출신 멤버들의 솔로곡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쓰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대다수 소속사가 그룹의 해체 소문을 조장하거나 팬덤 화력을 분산할 걸 우려해 그룹 공백기에도 멤버 개인의 솔로곡 발매를 꺼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솔로곡이 그룹곡과 동시 발매되거나 멤버 각자의 솔로곡끼리 성적 경쟁까지 한다”고 했다.

군대 공백기 중 발표한 솔로곡으로 빌보드 핫100 12위에 오른 BTS 지민. /빅히트뮤직

에스파 멤버인 카리나의 솔로곡 ‘UP’이 발매 직후 그룹곡인 ‘Whiplash’와 음원 차트 1위 경쟁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블랙핑크 멤버 리사(활동곡 ‘Moonlit Floor’)와 제니(’Mantra’), 로제(’APT.’)는 지난달 초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신곡을 발표하며 미국 빌보드 차트, 영국 오피셜 차트 등 해외 음원 차트에서 경쟁을 벌였다.

올드 스쿨 힙합풍의 솔로곡을 발매한 에스파 카리나. /SM엔터

평론가들은 아이돌 활동 연차가 길어지고, 그룹과 솔로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계약 방식이 다양해진 결과로 분석한다. 과거에는 통상 아이돌 표준 계약서에 기재된 활동 기간 7년이 지나면 그룹이 해체 절차르 맞는 것으로 여겨졌다. 반면 최근에는 트와이스(9년 차), BTS(11년 차), 슈퍼주니어(20년 차) 등 재계약에 성공한 장기 활동 그룹이 늘고 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7년 전속 계약 만료 때 개별 활동은 각자 새 소속사와 계약했고, 그룹 활동은 종전 소속사인 YG와 재계약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솔로곡 발매는 멤버 개개인의 음악적 욕구를 해소해 줌으로써 재계약에 응할 유인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했다.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곡으로 빌보드 핫100 여성 K팝 최고 기록을 세운 블랙핑크 로제(오른쪽). /더블랙레이블

솔로곡이 그룹 공백기나 콘텐츠 부재를 메우는 역할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군 입대 중에도 미리 작업한 솔로곡을 지속적으로 내며 화제성을 유지한 BTS 사례가 대표적이다. BTS 멤버 RM은 지난 5월 군 복무 중 낸 솔로 앨범 2집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 5위까지 올랐고, 멤버 뷔(노래 FRI<END>S·65위)와 정국(Never Let Go·97위), 지민(WHO·12위)은 이른바 ‘군백기’ 중 발표한 신곡으로 빌보드 메인 송 차트 핫100에 진입했다.

임희윤 평론가는 “2010년대 아이돌은 주기적으로 휴지기를 거친 뒤 대형 앨범 단위로 컴백했지만, 현재 아이돌은 곡 단위 활동에 24시간 소셜미디어 자체 콘텐츠를 쏟아내며 팬들을 유지한다”며 “솔로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콘텐츠를 채우는 데도 유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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