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수막 행정 형평성 논란
[KBS 강릉] [앵커]
지난달 말 강릉시 곳곳에 경포호 인공 분수 설치를 찬성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는데요.
철거 민원이 잇따랐지만, 강릉시는 법적 분쟁 우려 등을 이유로 철거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1년 전에는 강릉시가 이런 현수막에 대해 정반대로 대응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정상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 경포호 일댑니다.
지난달 말에 내걸린 현수막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인공 분수 찬성 집회와 관련된 현수막인데, 불법 광고물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옥외광고물법과 법제처 해석 등에 따르면, 집회 관련 현수막은 집회 장소 안에 집회가 열릴 때만 설치할 수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릉시는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고, 집회 신고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함정호/강릉시 광고물담당 : "일정 기간은 보장을 좀 해줘야죠. 그리고 법제처 해석이라는 건 하나의 유권 해석인 거지. 명확하게 명문화된 규정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취재진이 경찰에 집회 신고에 대해 문의했더니, 집회 장소가 경포 주차장과 경포 교차로 인근 인도라며 금방 알려줬습니다.
주최 측들은 집회 신고를 해놓고 실제 집회는 여전히 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강릉시는 1년 전에 있었던 비슷한 상황에선 정반대로 처리했습니다.
창영운수 택시 감차와 관련해, 민주택시 노조원들이 도심에 현수막을 대거 내걸었는데, 당시 강릉시는 집회를 하지 않을 때는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라고 안내했습니다.
또,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현수막과 입간판을 강제 철거하고 수백만 원의 과태료까지 부과했습니다.
[박용진/민주노총 강릉지역지부 사무차장 : "강릉시는 집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에는 이거는 불법 광고물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라고 하면서 굉장히 강력하고 엄정하게 현수막 철거를 했습니다."]
강릉시는 불법 현수막이 1년 넘게 방치돼 법적 절차에 따라 철거했다고 말합니다.
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은 강릉시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 정책을 찬성하는 현수막은 내버려두고, 반대하는 현수막은 철거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구민혁
정상빈 기자 (normalbe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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