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순진해…잘못 딱 집어주면 제가 사과” 김 여사 감싸기만

박순봉·유새슬·손우성·이유진 기자 2024. 11. 7. 22: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담화 나선 배경엔 “아내가 사과 제대로 하라고 했다…”
대통령실, 폰번호 변경·김 여사 순방 불참 등 조치 예고
여당 일각 “F학점” “재표결 30명 이상 들썩일 것” 혹평
김건희 특검
질문이요!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했지만 무슨 잘못에 대한 사과인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은 “만들어낸 얘기”, 특검은 “정치 선동”이라고 했다. 사과에 따른 후속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민심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자회견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렸다”고 했다. 기자회견 때는 “제 처의 선거 때부터 사람 관계에 대해 대통령 후보이고 당선자이고 대통령인 제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먼저 일단 국민께 사과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느냐’는 질문에는 “저와 아내 관련 기사를 꼼꼼히 다 볼 시간이 없어 ‘이런 것이 많이 있구나’라고만 알기에, 사실과 다른 것도 많다”며 “어떤 것을 딱 집어서 사실과 다르다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가지고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고 해주시면 거기에 대해서, 딱 그 팩트에 대해서 제가 사과를 드릴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오해하시는 부분은 팩트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거듭된 질문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지) 말하기가 좀 어렵지 않으냐”며 “저희가 하여튼 이런 일로 걱정 끼쳐드린 것은 저와 제 아내의 처신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더 안 생기도록 더 조심하겠다”고 답했다. ‘제 주변의 일’과 ‘처신’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셈이다.

그는 김 여사가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며 “이것도 국정관여이고 국정농단은 아니겠죠”라고 말했다.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치르고, 국정을 원만하게 하길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국회가 사실상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 명백히 삼권분립 체계 위반”이라고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 때 김 여사 수사를 두고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지만 기소를 못했지 않나”라며 “자기네(야권)가 만들어낸 얘기”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내가 의도적인 악마화나 가짜뉴스, 침소봉대로 억울함도 본인은 갖고 있을 것이지만 국민에게 걱정 끼쳐드리고 속상해하시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훨씬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활동 중단 요구에 관해선 “외교 관례상 또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된다고 판단한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은 “국회에서 추천이 오면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만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 분위기는 모두 비판적”이라며 “김 여사 특검법에도 30명 이상의 의원이 (재표결 시 찬성 움직임으로) 들썩거릴 수 있다. (기자회견 점수는) F학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지율 10% 초반대로 가겠다는 것이냐. 화를 돋우는 회견이라 안 하는 것이 나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의 휴대전화 번호 변경,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순방에서 김 여사 불참 등 구체적인 조치들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순봉·유새슬·이유진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