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화환 보낸 언론인 시상식…"내년엔 박장범 사장 받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제2회 대한민국 언론인 대상'
공언련 단체상에 수상자 다수 언총 이사·정책위원장·자문위원
언론상 수상한 기자 "투쟁 일선에서 전사 돼 맹렬히 싸우겠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지금 윤석열 정권이 언론탄압을 한다, 박민 (KBS) 사장이 언론탄압을 한다 등등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뱀새끼가 있나요? (중략) 할 일이 뭐냐. 예리한 칼로 뱀 대가리를 쳐야 됩니다. 한방에 끝내버려야 합니다 여러분!” (이영풍 전 KBS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화환을 보내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원한 보수성향 언론단체 주최 언론인 시상식이 열렸다. 다수 수상자들이 지금의 언론 지형이 보수 진영에 불리하게 짜여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투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구성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박장범 KBS 사장 내정자의 내년 수상을 기대한다는 발언도 있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 '제2회 대한민국 언론인 대상'엔 고대영 전 KBS 사장,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전 MBC 사장),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해 축사했다.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참석만 하고 축사는 하지 않았으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언총은 지난해 3월 출범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KBS아트홀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관련 기사 : 대통령이 축사 보내고 KBS뉴스까지 나온 보수언론단체 시상식]
지금의 한국 언론이 특정 노조에 포섭됐다는 주장이 반복됐다. 김현우 언총 회장(YTN방송노동조합 위원장)은 “전 민노총 간부가 북한 간첩 활동으로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이런 엄청난 국기문란 사건을 국민이 알 수 있게 다양하게 보도해야 하는데 조용하다”며 “자기 편이 아니면 '일베몰이' 하고 온갖 가짜뉴스로 도배해 악마화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언론재단 지원으로 한 해 동안 공정언론 위해 투쟁하신 분들 노고를 치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장겸 의원은 “특히 MBC를 보면 무고한 동지를 부역자, 적의 편이라 핍박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진영논리에 빠져 활개를 치고 있다”며 “이진숙 방통위원장 청문회 때 언론노조 위원장의 뻔뻔한 태도 다 보셨을 것이다. 정상화는 아직도 멀지만 여러분들이 있어 희망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상휘 의원도 “여긴 대한민국의 공정한 언론으로 가기 위한 투쟁 대상을 뽑는 자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에서 단체상은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언론자유상은 이영풍 전 KBS 기자와 석우석 공언련 대외협력단장에 돌아갔다. 이영풍 전 KBS 기자는 뉴스타파 '신학림-김만배' 녹취록 보도를 가리켜 “'가짜뉴스'라는 맹독을 뿜어내는 뱀”이라며 “'뱀사냥' 이야기를 하겠다. 한국 언론 시장엔 뱀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풍 전 기자는 “윤석열 정권이 언론탄압을 한다, 박민 사장이 언론탄압을 한다 등등 이야기 나오는데 모든 말에는 자격이 있다”며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뱀새끼가 있나. 7~8년 전에 여기 계신 고대영, 김장겸 사장들 (언론노조가) 다 몰아냈지 않나. 뱀새끼는 이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때려 부숴야 한다. 사냥해야 한다”며 “꼬리를 잡고 예리한 칼로 대가리를 쳐야 한다. 도망가지 말고 한 방에 끝내버려야 한다. 대한민국 언론자유 지키는 방법도 이와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풍 전 기자가 '언론자유'를 외치면 청중이 '영원하라' 화답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다수의 미디어 요직 인사를 배출한 공언련 소속의 석우석 대외협력단장은 “투쟁력 있는 전사가 필요하다. 현장을 경험하지 않고는 투쟁력이 나올 수 없다. 그렇게 공언련이 여기까지 왔다”며 “현업에 계신 분들 나중에 퇴임하셔서 노하우를 가지고 이 공언련 바통이 후배에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뉴데일리, 시사포커스 소속 기자에 기자상도 주어졌다. 수상한 양창욱 데일리안 사회부장은 “항상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운다, 이런 생각으로 열심히 달려왔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며 “얼마나 강력한 적들과 마주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조광형 뉴데일리 기자는 “아직 아기 수준인데 전사가 돼서 투쟁 일선에 맹렬히 싸움을 하는 멋진 기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강민 시사포커스 기자는 “힘을 가진 세력들이 조주빈처럼 공적 정보를 활용해 많은 사람을 겁박하고 있다. 저희 언론이 정확하게 사실을 알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체부문상을 수상한 천영식 팬엔드마이크 대표는 “가짜뉴스가 윤석열 정부 와서도 뱀처럼 끈질기게 살아남고 있다는 게 너무 슬프다”며 “내년엔 매체부문 상을 KBS나 MBC가 받아야 하지 않겠나. MBC는 쉽지 않을 것 같던데 박장범 사장이 내년에 받을 수 있도록 KBS분들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대상은 강명일 MBC노동조합 비대위원장에게 돌아갔다. 강명일 비대위원장은 “민노총 언론노조가 독점한, 그들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이렇게 짓밝혀야 하는 언론 환경이 아니라 다양하고 건강한 여러 목소리가 함께 자라나는 민주사회 언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상자들은 다수가 언총 이사 등 주최 단체와 관련된 인물이었다. 언총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상을 수상한 강명일 위원장은 언총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고 특별상을 수상한 류제웅 YTN 신사업추진단장과 공로상을 수상한 허성권 KBS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언총 이사로 명시됐다. 공로상을 받은 박기완 전 KBS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언총 정책위원장이었고, 특별상을 받은 양준용 MBC 방송인연합회 사업국장은 언총 대외협력국장이었다. 언총 자문위원인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는 칼럼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를 놓고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 대관지침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친정부 언론단체 시상식이 또 KBS에서?… 땡윤방송 인증인가!> 성명에서 KBS본부는 “이번 시상식은 대관지침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번 시상식이 해당될 항목이 없는데, 누가 무슨 이유로 해당 시상식을 허가했는가”라며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는 외부 단체의 시상식을 KBS에 개최하도록 허가해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에 김현우 언총 회장은 “KBS에 내부 소란이 있었다. 저희가 질문지 보냈고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며 “저희한테 허위와 가짜를 강요하며 뜻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이상한 단체, 조직으로 폄훼한다”고 맞섰다. 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남의 잔치 날에 상을 걷어차고, 누구에게 상을 주었네 말았네 감 놔라 배 놔라 행패를 부리는 것은 그들이 언론인으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갖추었는지 의심케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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